미국 유권자들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외 문제를 통틀어 이라크 전쟁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지만 국내 문제 중에서는 건강보험 제도 확립을 최우선 관심사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이 23∼27일 성인 1천2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공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제도 확립이 이민, 감세 및 전통 가치 증진 등 다른 이슈들을 제치고 가장 중요한 국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응답자 10명 중 8명 가량은 전 국민이 손쉽게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감세 조치를 확대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한 반면 감세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자는 18%에 그쳤다.

또 정부가 전 국민의 건강보험을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64%에 이른 가운데 이를 위해 지금보다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는 응답자는 60%였고 이 때문에 연간 세부담이 500달러 씩 더 늘어나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절반이나 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건강보험 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4%에 불과했고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정당이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2%는 민주당,19%는 공화당을 각각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36%는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건강보험에 대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능력을 갖췄다고 신뢰를 표시한 반면 49%는 이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냈다.

힐러리의 강력한 대항마인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경우에도 신뢰를 표시한 응답자 보다 불안감을 드러낸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민주당원 10명 중 6명은 힐러리가 건강보험 문제에 잘 대처할 것이라며 신뢰를 표시했다.

응답자의 압도적 다수는 경기침체 심화 속에 건강보험 비용이 급상승했던 지난 1990년대 초 당시 클린턴 대통령 정부가 추진했던 것처럼 지금 의보제도의 근본적인 재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8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모든 비보험 아동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행 `아동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4%에 이르렀다.

현재 미국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5%를 웃도는 4천700만 명 가량으로, 지난 2000년 이후 680만 명이나 불어났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