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고,할 일도 하는 중소기업계의 진정한 대변자가 되겠습니다."

제23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으로 뽑힌 김기문 로만손 대표(52)는 28일 당선 확정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협동조합과 중앙회 중소기업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신임 회장은 "중앙회가 그동안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해 중소기업들을 위해 제 역할을 못해 왔다"고 지적하고 "능력을 최우선으로 평가해 인사를 단행하는 등 중앙회를 효율적인 기업형으로 혁신해 중소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과 정책을 개발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88년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계 업체인 로만손을 창업해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에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1위 업체로 키워낸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그는 "중앙회의 기본은 중소기업들의 사업을 잘 되게 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데 로만손을 성장시키고 글로벌화한 경험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경쟁력 있는 제품의 글로벌 브랜드화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개성공단기업협의회장으로서 중소기업 전용 공단 조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약으로 내건 △중소기업 보증 규모 확대 △산업은행의 '중소기업 전담 지원은행'으로 전환 △장수기업과 가업 승계 기업의 상속세 감면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안들"이라며 "임기 내에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영세 중소기업들에 큰 도움이 돼온 단체수의계약을 전면 폐지한 것은 잘못"이라며 "단체수의계약의 장점을 살린 대체 제도를 입법화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월드센터 건립 등 전임 회장이 추진해온 사업에 대해서는 "이해 득실을 충분히 따져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향후 중앙회 이사회 구성 등에 대해 "중앙회 40여년 역사를 이끌어 온 원로 분들과 경륜 있는 이사장님들을 회장단 및 이사로 예우하고 지방조합 사업조합 등을 포함한 집행부를 구성하겠다"며 "패기와 경륜을 조화한 리더십으로 중앙회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중앙회 사상 처음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 관리를 맡아 과열과 혼탁으로 후유증이 심했던 과거 선거와는 달리 깨끗하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까지 위법 행위 조치 건수가 경고 1건,주의 3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도 "지방에서 열리는 공식 행사에 가는 도중 선관위 전화를 받고 발길을 되돌린 적도 있다"며 "중앙선관위의 철저한 관리와 후보자 간 상호 감시로 유례없이 깨끗한 선거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중앙선관위 위탁 관리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김 회장은 "민간 단체의 독립성을 해칠까봐 반대했던 것"이라며 "계속 선관위에 위탁할지 여부는 차기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