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중국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86.6%(역외펀드 기준)의 고수익을 올렸던 중국 펀드는 올 연초부터 이어진 조정으로 주춤하더니 이번 쇼크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환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권했다.


중국 펀드가 주로 편입한 홍콩 증시의 중국 기업들은 이미 상당기간 조정을 받아 오히려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다만 지난해 충분히 수익을 거둔 투자자라면 글로벌 상품이나 유럽 일본펀드 등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펀드로 갈아타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중국 펀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8.84% 급락한 지난 27일 수익률 하락폭이 2∼4%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펀드가 주로 홍콩증시의 H주식(홍콩에 상장된 중국회사)과 레드칩(중국자본이 소유한 홍콩회사)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당시 홍콩H지수는 3.07% 하락했다.

설정액이 8400억원에 이르는 신한BNP파리바운용의 '신한봉쥬르차이나2호'의 경우 27일 하락률이 2.38%로 H지수보다 하락폭이 적었다.

이 펀드는 자산의 약 90%를 홍콩증시의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중국본토 주식의 편입비중은 3% 미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추가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중국 펀드들의 중국 주식 편입비중이 대부분 낮아 과민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오재열 한국증권 중화분석팀장은 "홍콩H지수는 최근 2개월 동안 횡보세를 거치며 조정을 받아왔다"며 "중국 본토 증시의 조정이 추가로 이어지더라도 홍콩 증시의 조정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어서 성급하게 중국 펀드를 환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를 비교하면 홍콩H주들은 본토시장에 비해 약 23% 할인된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행적으로 조정을 거친 점과 상하이증시에 비해 할인된 점을 감안하면 홍콩H지수의 상승 반전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봉쥬르차이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프랑스 BNP파리바운용의 클로드 티라마니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감안하면 최근 중국 증시의 조정은 적절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수주일 내로 중국 기업들이 양호한 수준으로 예상되는 2006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번 주가 하락폭은 다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청담PB센터의 정의범 팀장은 "지난해 중국 펀드로 이익을 많이 낸 투자자라면 환매를 생각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그러나 중국 경제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까지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어서 최근에 중국 펀드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1∼2년간 장기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