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환갑을 넘긴 헤일 어윈(62)이 올해 초 미국 챔피언스투어 마스터카드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전 국회의원 손태곤옹(79·태림섬유회장)은 무려 15회나 '에이지 슈트'(한 라운드에서 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내는 것)를 기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런가하면 시니어 프로골퍼 프레드 펑크(51·미국)는 아들뻘 되는 선수들이 수두룩한 미국PGA투어에서 덥석 우승컵을 안아 투어에 새로운 기록 하나를 보탰다.

펑크는 26일(한국시간) 멕시코 킨타나루의 엘카말레온GC(파70·길이 7060야드)에서 끝난 미PGA투어 마야코바클래식에서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66타(62·69·64·71)로 호세 코세레스(아르헨티나)와 동타를 기록한 뒤 연장 두 번째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956년 6월14일생인 펑크는 지난해 만 50세가 되면서 챔피언스(시니어)투어로 활동무대를 옮겨 2승(2006AT&T챔피언십,2007터틀베이챔피언십)을 올렸고 짬짬이 미PGA투어대회에도 출전해왔다.

펑크는 특히 지난 1월 터틀베이챔피언십 우승 후 허리통증 때문에 휴식을 취하다가 이번 대회에 출전했는데,2003년 크레이그 스태들러 이후 시니어투어 대회 우승 직후 PGA투어 대회를 제패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세계 상위랭커들이 모두 액센츄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해 펑크의 우승 의미가 반감되는 측면도 있지만,펑크의 50세8개월11일 만의 우승은 미PGA투어 사상 여섯 번째 '50대 우승' 기록으로 올려졌다.

미PGA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은 샘 스니드가 1965년 그레이터그린스보로오픈에서 세운 52세10개월8일이다.

미PGA투어 출범 이후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잭 니클로스가 1986마스터스에서 수립한 46세다.

첫날 코스레코드를 세우고 마지막날에는 도진 허리통증을 극복하고 우승한 펑크는 "시니어 투어 선수들이 얼마나 기량이 뛰어난지 내가 증명했다"면서 "나이는 골프경기에서 아무 것도 아니다"고 기염을 토했다.

2005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이후 2년 만에 미PGA투어 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본 펑크는 PGA투어 우승컵 숫자를 8개로 늘렸다.

펑크 외에도 미 챔피언스투어에는 마크 오메라(50),로렌 로버츠(52),제이 하스(54) 등 미PGA투어 우승 가능성이 있는 '새내기' 선수가 많이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