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넓게 멀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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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英煥 < 정보통신부 차관 vice@mic.go.kr >
조선 중종 때 속고내(束古乃)란 여진족 추장이 걸핏하면 함경도 일대에 나타나 노략질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리며 백성을 괴롭히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조선 영토로 들어와 사냥하는 것이 목격되자,이를 보고받은 조정(朝廷)에서는 그를 습격해 사로잡기로 의견을 모았다.
때마침 궁중에 들어온 조광조는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임금에게 "죄가 있으면 군사를 일으켜 정정당당히 죄를 물어야지 몰래 기습하는 것은 간사한 꾀에 지나지 않으니,이는 눈앞의 작은 적을 없애는 데 눈이 어두워 많은 오랑캐를 저절로 복속시키는 큰 틀을 깨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중종은 그 말이 옳다며 철회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대국적(大局的)'이라는 말은 본래 바둑 용어다.
일부분이나 개인적인 것에 얽매이지 말고 넓은 안목으로 판을 보라는 뜻이다.
조광조의 주장을 지나친 이상주의라 할 수도 있으나 기본 뜻은 전체적인 판을 보자는 것이었으며,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중종 역시 대국적 눈높이가 맞았다고 하겠다.
대국적 눈높이는 성공법칙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덕목이다.
공직자도 마찬가지인데,공무원이 무척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요샛말로 2%가 부족하다.
'수일우이유만방(守一隅而遺萬方)'이라고 했다.
'일우(一隅)'란 한 모서리,'만방(萬方)'은 사방이다.
즉 한 귀퉁이를 지키다가 사방을 모두 잃는다는 뜻이다.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 낸다 하더라도 전체를 보는 시야에서 조망(眺望)하지 못하면 단편적인 정책에 그치기 쉽다.
요즘 정부가 미래를 향한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다.
한 세대 앞을 바라본 국가 장기 종합 전략인 '희망 한국 비전 2030'이나 미래 디지털 한국을 설계하는 '에이스(ACE) IT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이런 정책들은 당장 효과보다는 미래 한국을 내다보고 준비한 청사진이다.
대국적 눈높이는 비단 공무원이나 기업인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도 단기적인 정책 성과에 조급해 할 게 아니라,조금 넓게 멀리 보고 기다리는 넉넉함이 필요하다.
비행기가 실용화된 것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이를 설계한 지 500여년이 지나서였다.
조선 중종 때 속고내(束古乃)란 여진족 추장이 걸핏하면 함경도 일대에 나타나 노략질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리며 백성을 괴롭히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조선 영토로 들어와 사냥하는 것이 목격되자,이를 보고받은 조정(朝廷)에서는 그를 습격해 사로잡기로 의견을 모았다.
때마침 궁중에 들어온 조광조는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임금에게 "죄가 있으면 군사를 일으켜 정정당당히 죄를 물어야지 몰래 기습하는 것은 간사한 꾀에 지나지 않으니,이는 눈앞의 작은 적을 없애는 데 눈이 어두워 많은 오랑캐를 저절로 복속시키는 큰 틀을 깨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중종은 그 말이 옳다며 철회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대국적(大局的)'이라는 말은 본래 바둑 용어다.
일부분이나 개인적인 것에 얽매이지 말고 넓은 안목으로 판을 보라는 뜻이다.
조광조의 주장을 지나친 이상주의라 할 수도 있으나 기본 뜻은 전체적인 판을 보자는 것이었으며,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중종 역시 대국적 눈높이가 맞았다고 하겠다.
대국적 눈높이는 성공법칙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덕목이다.
공직자도 마찬가지인데,공무원이 무척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요샛말로 2%가 부족하다.
'수일우이유만방(守一隅而遺萬方)'이라고 했다.
'일우(一隅)'란 한 모서리,'만방(萬方)'은 사방이다.
즉 한 귀퉁이를 지키다가 사방을 모두 잃는다는 뜻이다.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 낸다 하더라도 전체를 보는 시야에서 조망(眺望)하지 못하면 단편적인 정책에 그치기 쉽다.
요즘 정부가 미래를 향한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다.
한 세대 앞을 바라본 국가 장기 종합 전략인 '희망 한국 비전 2030'이나 미래 디지털 한국을 설계하는 '에이스(ACE) IT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이런 정책들은 당장 효과보다는 미래 한국을 내다보고 준비한 청사진이다.
대국적 눈높이는 비단 공무원이나 기업인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도 단기적인 정책 성과에 조급해 할 게 아니라,조금 넓게 멀리 보고 기다리는 넉넉함이 필요하다.
비행기가 실용화된 것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이를 설계한 지 500여년이 지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