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경우는 4번 있었다.

하지만 최고치 이후 주가 흐름은 2003년을 기점으로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1989년 처음으로 1000선에 오른 뒤 반토막났던 주가는 1994년 '신3저' 바람을 타고 1145까지 오르면서 두 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3년여 만인 1998년 6월 277이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후 500~1000대의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2005년 9월 무려 11년 만에 1994년의 전 고점을 넘어서며 3번째 사상 최고점에 올라섰다.

지난해 5월 1464까지 올랐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1200까지 밀렸다가 22일 4번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고치 경신 이후 주가 흐름은 2003년을 기점으로 큰 변화가 목격된다.

이전에는 '최고치 돌파 후 반토막'이라는 악몽같은 시나리오가 있었던 반면 2003년 이후에는 조정을 짧게 마무리하고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체질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첫 1000 등정에 성공했던 1989년엔 곧바로 거품론이 제기되며 주가가 급락하자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 투신권의 무제한 주식 매입 조치라는 희대의 정책이 나오기도 했다.

1994년의 최고점 돌파 이후에도 3년여의 긴 조정기가 이어져 277이라는 기록적인 저점까지 추락했다.

이후 정보기술(IT) 버블,신용카드 사태 등에 따라 500~1000에서 춤추던 주가는 2003년 3월부터 대세상승세로 돌아서 2005년 9월 다시 최고에 올랐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 최고치 돌파와 달리 2003년 이후에는 한국 증시의 재평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 데다 해외 증시도 동반 랠리를 지속하고 있어 앞으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