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60달러대로 … 올 저점대비 2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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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 정제시설의 잇단 가동 중단으로 원유 수급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WTI 기준)가 60달러를 돌파하기는 지난 1월2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1일 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전일대비 배럴당 1.22달러 오른 60.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 가격은 올해 저점대비(WTI 50.48달러,1월18일) 20% 급등했다.
영국 런던석유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보다 배럴당 1.38달러 상승한 59.36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7월 배럴당 78.4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투기세력 이탈,수요 증가세 주춤,세계경기 둔화 우려감 등이 겹치면서 지난 1월 중순에는 장중 50달러 아래로까지 하락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지난 16일 발레로에너지의 텍사스 매키 정유공장이 화재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최근 2주 동안에만 화재나 전력 공급 차질로 콜로라도 델라웨어 등에서 잇달아 정유 공급에 지장을 초래하면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봄철을 맞아 자동차운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원유시장에서 '이란발 수급 불안'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의 촉매가 되고 있다.
1970년대 말 하루 6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던 이란은 미국의 제재와 설비투자 낙후로 최근에는 350만배럴로 생산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 4위 원유생산국으로 국제 유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원유 매장량은 1370억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2640억배럴)에 이어 세계 2위이고,천연가스 매장량도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 2위를 자랑한다.
경제전문 뉴스인 CNN머니는 이란을 '불안정하고 골칫거리인 석유거인'으로 지목하고 이란 내 석유 수요 급증으로 수출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컨설팅 회사인 카메론 하노버의 피터 베우텔은 "이란은 원유수출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핵 전력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원유수급 자체만으로는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이란의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측에 의해 유조선이 격침되는 등 사태가 악화되면 원유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