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국가들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30% 줄이기로 합의했다.

미국에서도 100여개 대기업들이 온난화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고,일본에선 학교 병원 등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 대책 마련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후 협약 주도하는 유럽

EU 27개 회원국은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환경장관 회의에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교토의정서 기준 연도인 1990년에 비해 최소 20%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이 동참할 경우엔 감축량을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새로운 감축 목표 합의는 2012년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이을 새로운 기후 변화 협약에 대한 EU 차원의 사전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EU가 적극적으로 기후 변화 문제를 이슈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 문제를 주도해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EU 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환경장관은 "독일 의회는 온실가스 40% 감축에 동의한 상태"라며 "독일과 같은 선진국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고 개발도상국인 동유럽 회원국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감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직접 나선 미국

이날 미국에선 GM 볼보 에어프랑스 등 100여개 대기업들이 지구 온난화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이들 기업은 2004년 결성된 '기후 변화에 대한 글로벌 원탁회의'의 회원들로 기후 변화에 대한 공공·산업적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동 성명은 "기후 변화가 미칠 심각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지구적 행동이 시급한 때"라며 "각국 정부가 과학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당장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탁회의를 창설한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지구연구소 소장은 "이번 공동 성명은 인류가 초래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해 경제 성장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학교·병원도 동참케하는 일본

일본에선 기업뿐만 아니라 학교 병원 음식점 등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 삭감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일본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교 병원 등에서 사용되는 PC(개인용 컴퓨터)를 절전형으로 교체하고,전기 사용량이 많은 냉장고 에어컨 등의 사용을 줄이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은 최근 정보기술(IT) 기기의 보급이 늘면서 학교 금융기관 병원 등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 15년간 43%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 호주 정부는 20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10년까지 에너지 낭비가 심한 백열전구를 에너지 효율이 높은 형광등으로 모두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