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차.

닷지 캘리버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보다 화려한 최첨단의 편의사양과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입차를 타보고 싶어하는 소비자에게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군더더기 없는 성능과 달리 외관 디자인은 다소 유난스럽다.

앞에서 볼 때는 세단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차체가 지면과 널찍이 떨어져 있는 모습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깝다.

지붕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선의 형태는 쿠페의 그것에 가깝고 뒤에서 볼 때는 얼핏 해치백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는 차체가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선과 각이 강조돼 있어 다부진 체격의 남성을 연상시킨다.

내부 디자인은 한마디로 소박하다.

하얀 바탕색에 초록색 조명이 들어오는 계기반은 깔끔함 그 자체.센터페시아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대신 여기저기서 실용성을 강조한 아기자기한 장치들이 눈에 띈다.

2단으로 된 조수석 앞 글로브 박스에는 음료수를 8도 이하로 보관할 수 있는 칠존 아이스박스가 있다.

운전석 팔걸이를 열면 휴대폰 등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나오고 뒷좌석 천장의 실내등은 따로 떼어내 손전등으로 쓸 수 있다.

조수석 시트는 접어서 탁자처럼 쓸 수 있고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585ℓ의 넓은 적재공간이 생긴다.

닷지 캘리버에 탑재된 엔진은 현대자동차와 크라이슬러,미쓰비시가 공동 개발한 2.0ℓ 세타엔진이다.

최고 출력이 158마력,최고 속도가 시속 186km인 만큼 프리미엄 세단이나 고성능 스포츠카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중저속 구간에서 1380kg의 차체를 밀고 나가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가볍게 치고 나가서 부드럽고 재빠르게 움직이는 솜씨를 보이며 무난한 성능을 발휘했다.

아쉬운 점은 엔진 소리는 크지 않은 대신 속도가 높아지면 바람소리가 조금씩 새어 들어온다는 것.

크라이슬러그룹의 소형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좌석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장착됐고 고성능 ABS(브레이크 잠김방지장치)와 TPMS(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안전한 주행을 보장한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2690만원.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