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산업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을 넘어 '미래 산업'으로까지 성장하려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봉제산업 르네상스'의 조건으로 고령화되고 있는 지금의 기능공들을 대체할 새로운 인력 육성과 명품 브랜드를 키워 고급의류 수출길을 개척하는 것 등을 꼽았다.

봉제 공장에는 아직도 1970년대부터 재봉틀 앞에 앉았던 근로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동대문봉제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일감은 늘었지만 인력을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택가에 사원 모집 전단지를 붙이는 등 인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예전의 좁고 탁한 공기가 가득 찬 공장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봉제공이 되기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봉제 인력의 세대교체를 촉진하기 위해 노동부는 지난해 8월부터 'AMS(Apparel Making Specialist)'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대학 의류학과 졸업생 20명을 대상으로 봉제 기법,봉제기기 및 보조도구 활용법,의류용 CAD·CAM 설비 활용법 등을 교육해 고(高)부가가치 봉제 인력을 키워내고 있는 것.김규만 한국봉제기술연구소 이사장은 "몇 년 전만 해도 100만원에 훨씬 못 미쳤던 봉제기능공 평균 월급이 요즘은 주5일 근무에 120만~150만원으로 높아졌다"며 "체계적인 교육만 이뤄지면 숙련공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봉제업체들의 고급 기술을 빛낼 명품 브랜드 육성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높은 생산비에도 불구하고 의류 잡화 등 봉제 상품을 수출할 수 있는 것은 명품 브랜드를 가진 덕분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반면 한국은 해외시장은 물론 내수 시장에서조차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브랜드가 많지 않다.

김민수 섬유산업연합회 기획관리본부 과장은 "고비용-고품질 제품 생산으로 구조조정 중인 한국의 봉제업이 꽃을 피우려면 수출길을 열어 줄 명품 브랜드의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