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우리나라의 설)을 앞두고 대규모 인력 이탈 현상인 '민공황(民工荒)'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도시에서 일하는 외지 근로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직장을 옮기는 현상이 춘절 등 장기 연휴 뒤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KOTRA 중국지역본부는 춘절을 앞두고 상하이 베이징 다롄 칭다오 광저우 무역관을 통해 조사한 결과 한국 투자기업들의 상당수가 민공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실제 톈진 소재 휴대폰 부품 생산업체인 D사는 근로자 480명의 춘절 후 업무 복귀율이 60~70%에 그칠 것으로 보고,인력 충원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칭다오에서 헬멧을 생산하는 A사는 전체 현장 근로자의 10%에 달하는 20~30명이 춘절 후에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염려하고 있으며,광저우의 장신구 제조 중소기업인 C사 역시 근로자 350명 중 30여명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장성 닝보 소재 의류업체 E사는 "최근 원자재 값 상승에다 위안화 평가절상 등으로 수출 채산성이 떨어져 임금을 올려주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다른 업종보다 중소 의류업체의 인력 이탈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KOTRA 관계자는 "민공황 현상을 임금 인상으로 해결하려 할 경우 근로자들의 기대 수준만 높여 차후 더 큰 임금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직원이 고향 친구를 데려오면 인센티브를 주는 G사의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