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에 따른 감정 기복이 비교적 큰 연예인 말고도 경쟁에 지치고 소외감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빠지고 자살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까닭이다.
60대를 넘겨 마음 의지할 곳 없고 경제적으로 곤궁한 노인들,집단 따돌림을 당하거나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는 어린이,빈둥지 증후군에 빠진 폐경 여성 등이다.
죽음에 이르는 병 '우울증'의 현주소와 자살로 이어지는 현실을 살펴본다.
◆하루 32명 꼴로 자살
2005년 한국에서는 총 1만2047명,하루에 32명이 자살로 세상을 떴다.
한국인의 자살률은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1994년 인구 10만명당 10.5명 수준이던 자살률은 외환위기 직후이던 1998년 19.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후 1999∼2000년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자살자 수가 주는 듯하더니 소비 감소,유가 상승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2003년 24.2명,2005년 26.1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자살이 전체 사망 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8위에서 2005년에는 출생 전후 질환,암,순환기 질환,호흡기 질환에 이어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은 2004년과 2005년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서구 국가에서 자살 예방 캠페인 등을 통해 자살률을 낮추는 노력을 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이 낮은 탓이다.
윤세창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전체 자살자 가운데 80% 이상이 우울증 환자로 추정된다"며 "교통사고 사망률(2005년 인구 10만명당 16.3명)이 각종 캠페인으로 크게 줄었듯이 이제는 사망 원인에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살 예방에 사회적 역량을 집중할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20∼30대 사망 원인에서는 자살이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사회의 역동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살 기도율 여성이 남성의 4배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우울증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질환이다.
이 밖에 이혼 사별 등 가정 해체,실직 부도 은퇴 장애 등에 따른 경제적 곤궁,강해진 노동 강도와 경쟁 심화,사회구조와 시대정신의 급격한 변화 등이 자살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한다.
우울증은 평생에 한 번 이상 앓을 가능성이 15%에 이를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미국 의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자살한 환자의 40% 정도는 이전에도 자살을 기도한 사람이다.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첫 시도 후 3개월 안에 다시 자살을 기도할 확률이 가장 높다.
우울증 환자 10명 중 1명이 10년 안에 자살로 세상을 마친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자살률을 분석한 결과 여자보다 남자의 자살률이 4배 정도 더 높았다.
하지만 자살 기도율만 살펴본다면 거꾸로 여자가 남자보다 4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40대 후반의 나이에 자살률이 정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