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 '후보검증' 공방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검증론의 첨병역할을 해온 정인봉 변호사(박 전 대표의 법률특보)는 이르면 15일 이 전 시장에 대한 폭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고,박 전 대표는 후보검증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이 전 시장측은 이번 검증논란이 박 전 대표 캠프가 조직적으로 준비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 의혹 해소 후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공세를 폈다.

후보검증 문제로 당 윤리위에 제소된 정 변호사는 1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15일로 예정된 윤리위 회의에 나를 부르면,박 전 대표 캠프의 일원으로 출석하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법률특보직에서 사퇴할 것"이라며 "회의에서 진술할 기회를 주면 그 직후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날 회의에서 진술하지 못하면 다음 회의 때 진술한 후 자료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은 15일 1차 회의가 아니라 2차 회의 때 정 변호사를 부르기로 해 공개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검증논란은 치밀하게 기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정치공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이 모든 음해공작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정 변호사 개인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박 전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어떤 네거티브 검증도 피할 생각이 없고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박 전 대표의 책임론 제기에 "내가 법률 특보인데,박 전 대표에게 타격받을 일을 하겠나"며 자료 내용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전 대표는 정 변호사의 언행에 대해 "옳은 행동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흑색선전이라 함은 네거티브라고 하는데,네거티브와 검증은 다른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이미 두 번이나 정권 창출에 실패했고,또 실패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검증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영식·김인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