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이 지난해 법정 관리에서 졸업한 이후 경영권 공방을 벌여온 칸서스자산운용과 우리사주조합이 지난해 12월 이승우 공동 대표를 해임한 이사회 결의와 관련해 각각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최근 상반된 결정을 내려 법적 소송으로 비화된 경영권 분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3일 예정된 정기 주총까지는 대표이사 해임을 둘러싼 내부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메디슨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김정원)는 지난 8일 이승우씨와 우리사주조합이 제기한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대표 해임결의는 절차 내지 방법에 있어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신청 인용 결정을 내렸다.

반면 해임 결의 이후에도 계속 출근해 대표이사 업무를 보고 있는 이승우씨를 피신청인으로 칸서스측이 제기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서울지법 제50민사부(재판장 김용헌)는 지난 2일 "상법과 회사 정관에 따른 이사회의 대표이사 해임 결의는 적법하다"며 이씨의 대표이사 사무실 출입 등 업무행위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상반된 결정에 따라 현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2대 주주인 칸서스(지분율 23.15%)와 직원들로 구성된 3대주주 우리사주조합(17.5%)이 해임 결의 이후 경영권을 두고 대치하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주조합은 조합이 대표이사로 추천한 이씨를 해임한 이사회 결의에 대해 노조 결성과 궐기대회 개최 등으로 반발해 왔다.

최대주주인 신용보증기금(25.74%)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중립 입장을 취하고 있다.

메디슨 관계자는 "분쟁을 해결해야 할 법원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디슨 경영권 분쟁은 사주조합 요청으로 '이사회 해임 및 선임건'이 안건으로 상정된 정기 주총에서 일단락될 전망이다.

칸서스측과 사주조합측 모두 "신보 등 3자가 새 이사진 구성 등 분쟁 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주총에서 표대결까지 벌이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