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TV 패권은 과연 어디로 넘어갈까.

한국식 DMB인가,유럽식 DVB-H인가,아니면 미국식 미디어플로인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GSM 세계회의 2007'에서는 이 세 기술이 모두 시연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도 기업은 DMB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고 DVB-H는 핀란드 노키아,미디어플로는 미국 퀄컴이다.

모바일TV는 이동 중에도 휴대폰 PMP 내비게이션 등으로 TV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로 한국식 DMB가 2005년 맨 먼저 상용화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해 6월 이탈리아에서 유럽식 DVB-H가,올 1분기 중에 미국식 미디어플로가 상용화된다.

이에 따라 휴대폰 업체들 사이에 모바일TV폰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모바일TV 선두 주자인 한국은 2005년 1월 세계 최초로 위성DMB를 상용화했고 그해 12월에는 지상파DMB 본방송을 시작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부스에 DMB폰을 전시해놓고 시연까지 했다.

관람객들은 DMB 시연 화면을 보며 감탄했다.

한 관람객은 "이동 중에도 이렇게 선명하게 나오느냐"고 묻기도 했다.

DMB는 유럽의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을 토대로 한국이 개발한 기술로 기존 라디오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투자비가 적게 드는 게 장점이다.

이미 한국 독일 중국 등 3개 국가에서 상용화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DMB폰뿐만 아니라 DVB-H폰과 미디어플로폰까지 개발해 놓았다.

3가지 기술을 모두 확보한 셈이다.

유럽식 DVB-H는 핀란드 러시아 남아공 등 12개 국가에서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노키아는 '3GSM 세계회의' 전시장에 DVB-H폰으로 시연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노키아 부스 직원은 "유럽 국가들이 DVB-H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식 미디어플로는 다음 달 중 버라이즌에 의해 미국에서 상용화된다.

이 기술을 개발한 퀄컴은 부스에서 미디어플로를 시연했다.

퀄컴 직원은 "상용화는 늦었지만 기술적으로는 DMB나 DVB-H보다 월등히 앞선다"고 역설했다.

퀄컴 부스는 하루 전 미국 AT&T가 미디어플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덕인지 활기가 넘쳐 보였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진영은 느긋한 편이다.

모바일TV 시장이 셋으로 나뉘어도 세 기술을 모두 확보한 상태라 불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실례로 퀄컴은 이번 행사장에서 한국산 휴대폰으로 미디어플로를 시연했다.

한국 업계는 모바일TV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기선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양준영 기자·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