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들이 법인세를 앞다퉈 인하하고 있는 것은 주목해보아야 할 국제경제여건의 변화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전통적으로 높은 법인세율을 유지해 온 유럽국가들까지 법인세 인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개혁의 전도사'로 통하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은 법인세 실효세율을 29.8%로, 9.1%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는가 하면 프랑스도 현행 34.4%의 세율을 앞으로 5년 내에 2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가 기존 20%를 18%로 인하하는 방안(方案)을 발표할 예정이며 말레이시아 또한 올해와 내년에 1%포인씩 내려 16%로 낮출 계획이다.

한마디로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기업경쟁력을 강화시켜 경제성장을 부추기고 고용을 늘리기 위한 것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세계 각국은 외국인투자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기업들을 유치해 자국의 고용을 증대시키고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해 갖가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핵심전략으로 꼽히는 게 조세감면이다.

다시 말해 법인세 인하경쟁은 외국인투자 유치경쟁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보면 다른 나라들의 법인세 인하경쟁을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기업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갖가지 규제에 노사관계는 불안하기만 하다.

비싼 땅값에 외국인들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외국인기업 유치는커녕 국내기업들조차 외국으로 탈출(脫出)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법인세만 해도 그렇다.

근래 들어 낮췄다고는 하지만 세율이 아직까지는 경쟁관계에 있는 대부분의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래서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경쟁국 기업들과 다투기는 힘들다.

물론 정부의 재정사정으로 보아 세금을 인하하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국방 외교 복지 등 각 분야에서 쓸 곳은 많아지는데 세수는 늘어나지 않고 있으니 정책당국으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의 인하경쟁을 외면해 국내기업들이 위축될 경우 그나마 세수원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자명(自明)해진다.

법인세 경감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