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때문에 해외로 내쫓기게 생겼습니다."(현대차 전주공장 관계자)

주문이 밀려 있는 데도 노조의 반발로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 전주공장(상용차 부문)이 결국 특단의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충당하지 못하는 수출물량을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강성 노조가 공장을 해외로 내쫓고 국내 일자리 창출마저 가로막는 사태가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측은 7일 "수출 주문량이 계속 밀려 있는 만큼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당장 활용 가능한 해외 현지 공장을 이용하는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노조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주·야간 2교대 근무(주간 10시간,야간 10시간) 도입 문제를 놓고 작년 5월부터 10개월째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이 해외생산 검토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듦에 따라 노조측 대응이 주목된다.

현대차는 특히 주야 근무가 끝내 도입되지 못할 경우 해외 공장 활용 차원을 넘어 아예 국내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 상용차 생산 공장을 새로 세우는 방안까지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린 주문량을 해소할 수만 있다면 국내 다른 지역이나 해외 등 어디에라도 새 공장을 세울 수 있고 생산 적체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실제 상용차 공장 신설 후보지가 거론될 정도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상용차 수출이 많은 아중동(아프리카·중동)지역이나 러시아 중국 등이 공장 건설 예상지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이미 2005년 6월 중국 광저우자동차와 상용차 합작 공장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충청남도 서산지역이 전주공장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산 인근에 현대차 아산공장과 기아차 화성공장이 있고 현대하이스코(강판) 현대파워텍(상용엔진) 다이모스(상용차축) 등 부품계열사가 밀집해 있다"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서산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 전주공장은 주문대기 물량이 급증하면서 이미 주문을 받아 놓은 물량에 대해 납기일을 제때 지키지 못하고 있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 계약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 실적 악화는 물론 대외 신인도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