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셸 위 등 유명 골퍼들은 대회에 나갈 때마다 '심리상담사'가 따라붙는다.

골프 기술 외에 자신의 심리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8일 개막하는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신지애(19·하이마트)도 심리상담사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세종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와 건국대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한 우선영 박사(33·사진)다.

우 박사는 원래 발레를 전공했고 스포츠댄스 선수로 활약한 경력이 있다.

신지애의 코치인 전현지 프로와 함께 공부한 인연으로 신지애의 심리상담사를 자청했다.

그는 골퍼들의 심리에 '인문학적'으로 접근한다.

"골프에서 테크닉만 좋다고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심리 훈련을 통해 경기력 향상을 꾀해야 하지요.

주로 철학 문학 종교 체험 등 측정이 불가능한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심리 훈련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 박사는 신지애에게 유명한 선수의 자서전을 읽게 하거나 라운드 일지를 기록하게 한다.

또 골프 격언 등을 반복해 읽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심리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모와 주변 관계자들에게 선수를 대하는 요령도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선수 부모들에게 질책을 자주 하지 말고 칭찬을 하도록 유도하곤 해요.

신지애 선수의 경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점을 감안해 도움이 될 만한 성경구절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우 박사는 골프에서는 '자기 긍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나는 잘할 수 있다.

나는 집중할 수 있다'는 등 긍정적인 자화(自話)를 자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지애는 "우 박사의 조언에 따라 경기를 할 때 '지난 홀의 보기를 잊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스스로 흥을 돋운다"면서 "심리 상담을 받은 후 여러면에서 크게 안정이 됐다"고 밝혔다.

골드코스트(호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