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부동산, 過猶不及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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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돼온 것 중의 하나로 주택가격 상승을 들 수 있다. 새로 입주한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평당 얼마를 돌파했으며 새롭게 떠오르는 어느 지역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들이 연일 머리기사가 됐다. 방송사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 역시 주택가격 안정화 방안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빠르게 반전되는 듯하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언론매체의 집중조명은 여전하지만 이제 방향이 180도 바뀌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넘쳐나고 있다. 2005년의 8·31조치로부터 지난 1·31조치에 이르는 강력한 주택가격 안정대책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택가격 폭락시 마이너스 부(富)의 효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는 동시에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신용경색(信用梗塞)이 야기된다는 내용도 덧붙여지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이 경험한 것과 같은 부동산버블 붕괴의 극심한 부작용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짚고 넘어갈 점은,언론매체들의 집중적인 우려가 경제주체들의 예상을 비관적으로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우려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예상이 경제주체들의 행동 변화를 야기해 결과적으로 예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이른바 자기실현적(self-fulfilling) 기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당시 비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함에 따라 예금자들이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면서 금융회사들이 지급요구에 응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현실화됐던 것과 같은 이치다.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에 관한 보도가 이어질 경우 그러잖아도 종합부동산세액 증가와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원리금 상환에 적잖이 부담을 느껴온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양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실현적 기대와 밀접히 관련 있는 것으로 군중심리에 의한 경제주체들의 '묻지마 쏠림현상(herd behavior)'을 들 수 있다. 그동안은 주택 가격이 비싸고 일정 부분 버블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남들이 사니까 막연한 가격상승 기대를 가지고 주택을 따라 사온 것이 지금의 높은 아파트 가격을 불러온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웃 사람들이 아파트를 싼 가격에라도 팔겠다고 내놓으면 나도 빨리 팔고 손을 털겠다는 떼거리 심리가 나타나 '팔자' 쪽으로 시장의 흐름이 쏠리게 돼 급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일반적으로 안정적이고 낙관적이라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용문제와 노후문제,사교육비문제 등과 맞물려 국민들의 머리 속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관적인 전망 내지 우려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뉴스가 이어진다면,주택가격 폭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미리 경고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는 순기능보다 오히려 자기실현적 기대와 쏠림현상을 불러일으켜 종국엔 주택가격 폭락을 초래하는 역기능이 클 수도 있다. 오를 이유가 있는 주택은 오르고 그렇지 않은 곳은 내리거나 안정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내재가치에 근접한 균형가격을 이뤄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며,이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대중매체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정부 역시 시장의 우려에 귀 기울여 정책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며,전체 대책의 효과가 순차적으로 발표한 개별 대책의 효과의 합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
정책 내용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양적인 규제 일변도보다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주택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증가시키는 등의 시장원리에 입각한 대책 마련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현재의 주택가격 안정책이 오히려 주택가격 급락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돼온 것 중의 하나로 주택가격 상승을 들 수 있다. 새로 입주한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평당 얼마를 돌파했으며 새롭게 떠오르는 어느 지역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들이 연일 머리기사가 됐다. 방송사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 역시 주택가격 안정화 방안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빠르게 반전되는 듯하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언론매체의 집중조명은 여전하지만 이제 방향이 180도 바뀌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넘쳐나고 있다. 2005년의 8·31조치로부터 지난 1·31조치에 이르는 강력한 주택가격 안정대책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택가격 폭락시 마이너스 부(富)의 효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는 동시에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신용경색(信用梗塞)이 야기된다는 내용도 덧붙여지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이 경험한 것과 같은 부동산버블 붕괴의 극심한 부작용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짚고 넘어갈 점은,언론매체들의 집중적인 우려가 경제주체들의 예상을 비관적으로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우려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예상이 경제주체들의 행동 변화를 야기해 결과적으로 예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이른바 자기실현적(self-fulfilling) 기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당시 비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함에 따라 예금자들이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면서 금융회사들이 지급요구에 응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현실화됐던 것과 같은 이치다.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에 관한 보도가 이어질 경우 그러잖아도 종합부동산세액 증가와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원리금 상환에 적잖이 부담을 느껴온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양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실현적 기대와 밀접히 관련 있는 것으로 군중심리에 의한 경제주체들의 '묻지마 쏠림현상(herd behavior)'을 들 수 있다. 그동안은 주택 가격이 비싸고 일정 부분 버블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남들이 사니까 막연한 가격상승 기대를 가지고 주택을 따라 사온 것이 지금의 높은 아파트 가격을 불러온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웃 사람들이 아파트를 싼 가격에라도 팔겠다고 내놓으면 나도 빨리 팔고 손을 털겠다는 떼거리 심리가 나타나 '팔자' 쪽으로 시장의 흐름이 쏠리게 돼 급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일반적으로 안정적이고 낙관적이라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용문제와 노후문제,사교육비문제 등과 맞물려 국민들의 머리 속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관적인 전망 내지 우려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뉴스가 이어진다면,주택가격 폭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미리 경고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는 순기능보다 오히려 자기실현적 기대와 쏠림현상을 불러일으켜 종국엔 주택가격 폭락을 초래하는 역기능이 클 수도 있다. 오를 이유가 있는 주택은 오르고 그렇지 않은 곳은 내리거나 안정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내재가치에 근접한 균형가격을 이뤄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며,이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대중매체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정부 역시 시장의 우려에 귀 기울여 정책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며,전체 대책의 효과가 순차적으로 발표한 개별 대책의 효과의 합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
정책 내용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양적인 규제 일변도보다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주택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증가시키는 등의 시장원리에 입각한 대책 마련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현재의 주택가격 안정책이 오히려 주택가격 급락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