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하이트맥주가 지난 2005년 7월 인수한 진로에 발목을 단단히 잡힌 양상이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계열사 진로의 부진이 지분법 평가이익에 악영향을 끼쳐 주가가 영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2일 오전 11시53분 현재 하이트맥주의 주가는 전일대비 1.70%(2000원) 떨어진 11만5500원. 3일째 내림세다.

더욱이 이날은 주요종목이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하이트의 하락은 특히 두드러져 보인다. 하이트 입장으로서는 한숨이 나올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맥주 시장은 장사도 잘 되는 데다 경쟁여건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맥주시장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성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맥주시장은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아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들고, 이것이 전반적인 판관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하이트맥주는 그 혜택을 실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하이트맥주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4.4% 늘어난 306억원.

그러나 경상이익은 전년대비 32.7% 줄어들어서 113억원에 그쳤다. 진로가 기대만큼 잘해주지 못한 것이 주 요인이라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다.

소주시장에서는 두산의 ‘처음처럼’과 진로의 ‘참이슬후레쉬’의 전쟁이 매우 치열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소주시장에서 참이슬후레쉬가 52.5%, 처음처럼이 9.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참이슬후레쉬의 시장점유율은 51.5%로 다소 떨어졌고, 처음처럼은 11~12%로 소폭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유통업체에 끼워 팔기를 하거나 할인행사를 하기도 하고, 광고마케팅 비용을 대거 쏟아붇는 상황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2분기 이후에는 소주시장의 경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의 소주사업이 계속 적자를 내는 상황이고, 소주에 붙는 세금과 관련해 국세청에서 가격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 이후부터는 소주 전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소주전쟁이 잠잠해 질 때까지 하이트맥주 주가의 ‘디스카운트’는 당분간 계속되는 것일까.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