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은 1970년에 설립된 국내 최대 부엌 및 인테리어 가구업체다. 창업 이후 고성장을 거듭해 1986년 이래 부엌가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오고 있으며,97년 진출한 인테리어 가구 시장에서도 2001년 이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러나 2003년 이후 3년간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내수 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에다 원자재 가격 상승,매출 비중이 큰 특판시장에서의 구조적인 저마진 등이 이유였다. 이를 반영해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02년 7월 상장 이후 1만5000원대로 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최근 2년 반 동안 6000∼8000원 사이의 벽에 갇힌 채 등락을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샘의 저력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적도 2005년 바닥을 친 후 작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효율적인 유통망 정리와 원자재 가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계약 시스템 도입,물량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영업정책 등이 빛을 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상헌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사업부 구조조정과 원자재 구입 체계화로 이미 비용 측면에서는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중고가 브랜드인 '키친바흐'와 저가브랜드인 '네오밀란'의 차별화된 브랜드전략이 시장에 먹혀들어가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턴어라운드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샘도 이미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해로 정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로 각각 4300억원,280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10%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영업이익은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주가도 연초 들어 기관이 집중 매수에 나서면서 과거 박스권의 상향 돌파를 적극 시도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