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은 격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회사를 이끌어 나갈 미래의 경영자를 양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임원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임원이 되면서 받는 교육은 그 전까지 받던 사내 교육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신입사원부터 부·차장 시절까지의 교육이 실무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임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회사가 처한 경영환경을 바라보고 조직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조직의 리더로서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임원이 되면 4~5개의 팀을 이끌게 되므로 챙겨야 할 업무도 많아지고 책임도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 향상 △경영관리능력 배양 △수익성 마인드 강화 △미래 경영자 육성 등 4가지를 임원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 경영진의 철학과 비전을 실천하는 동시에 책임감을 갖춘 리더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임원 직급은 이사대우부터 시작된다.

신임 이사대우들은 승진 직후 5박6일 일정의 교육을 받는다.

최고경영자(CEO) 특강과 GWP(Great Work Place·훌륭한 일터 만들기) 특강,동기유발 방법론,미니 MBA 등이 교육 내용이다.

신규 임원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임원으로서의 역할 변화를 스스로 인식하고 리더로서 부하들을 통솔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한편 전문지식도 갖추게 된다.

미니 MBA 과정에는 전략경영,조직관리,마케팅,재무회계,생산관리 등 경영학의 기본 과목이 포함돼 있다.

교육 마지막날에는 배우자가 참석한 가운데 교양강좌를 진행하고 '신임 임원의 가족에게 거는 기대'라는 주제로 특강도 실시한다.

현대·기아차에서 이사대우와 이사를 거쳐 상무 자리에 오르면 하나의 사업부를 책임져야 한다.

때문에 신임 상무를 대상으로는 더욱 심화된 교육이 이루어진다.

신임 상무는 2박3일간 리더십과 경영핵심능력,협상기술 등에 대한 집중교육을 받는다.

세계 유수 기업의 생존전략에 대한 사례 분석을 토대로 사업부장으로서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신임 상무 교육의 특징이다.

이때부터는 단순히 리더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경영자로 인식하게끔 하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래의 CEO를 위한 훈련은 신임 임원 시절에서 끝나지 않는다.

임원들은 평소에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경쟁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현대·기아차가 KAIST(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에 위탁해 10주간 글로벌 전략,조직관리,신제품 개발,전략적 의사 결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글로벌 리더 과정'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 참여한 임원들은 실제 현대·기아차의 경영 현안을 놓고 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또 현대·기아차 임원들은 매년 전략경영,인사조직,생산관리,기술경영,마케팅,기업재무 중 한 과목을 선택해 1박2일간 수강해야 한다.

임원들의 수익성 마인드를 강화하기 위해 재무제표,기업 지배구조,외환 관리 등에 대한 교육을 하는 '임원 재무회계 과정'도 개설돼 있다.

이밖에 임원들은 1년에 두 차례씩 그룹 인재개발팀에서 정해 준 경영 관련 서적을 읽고 주관식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임원들은 막중한 업무와 자기계발에 쉴 틈이 없지만 그만큼 다양한 혜택도 받는다.

현대·기아차의 모든 임원은 법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회사 소유의 골프장 회원권을 이용할 수 있다.

상무 이상으로 승진하면 별도의 집무실을 갖게 되며 전무 이상의 임원들에게는 비서도 한 명씩 배속된다.

부사장 이상의 임원들은 기사가 운전하는 최고급 차량 에쿠스를 업무용 차로 지급받는다.

해외출장 시 부사장은 비즈니스클래스,사장 이상은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