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필립스LCD, 사령탑 바뀌니 기업문화도 달라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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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핵심인 LG전자와 LG필립스LCD의 사령탑이 바뀐 지 한 달이 지났다.
두 회사 임직원들은 처음에 새 경영자를 맞이하면서 일말의 불안감과 함께 긴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실적 부진 등의 요인으로 사령탑이 교체된 만큼 구조조정이나 인적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간 겪어본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예상외로 부드럽고 유연하다는 게 임직원들의 평이다.
당장 회사 형편이 어렵다고 부하들을 일방적으로 다그치기보다는 부지런히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대화를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실제 남 부회장은 남의 말을 잘 듣겠다는 의미로 '경청'을,권 사장은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배려'를 자신들의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본준,김쌍수 부회장처럼 카리스마가 강한 경영자들이 터를 닦아 놓은 두 회사에 모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이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경청'하는 남용 부회장
"내가 여러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기탄없이 말해 달라."
요즘 남 부회장이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임직원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마음 속에 자신만의 원칙과 고집을 갖고 있지만 일단 임직원들과 토론을 할 때는 충분히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얘기가 설득력이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이 보고를 마친 임원들의 전언이다.
물론 비핵심적인 사안들을 장황하게 설명한다든지 사업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일 경우에는 강한 질책을 받는다.
남 부회장의 지론인 '낭비 제거'와 '가치 혁신'의 기준에 미달할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남 부회장은 의욕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평소 '일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CEO(최고경영자)답게 부하들이 마음 편하게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수 사장의 '배려'
권 사장은 최근 경북 구미와 경기 파주사업장 내 화장실에 손을 씻고 닦는 '페이퍼 타월'을 비치할 것을 지시했다.
몇 년 전 원가 절감을 위해 없앴던 것이다.
또 연구동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혁신학교의 소음이 연구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했다.
임원들이라도 6시간 이상의 해외 출장 때만 비즈니스석을 이용토록 해놓은 '임원 출장 규정'도 '3시간 이상'으로 손질했다.
권 사장이 조직 슬림화에 능한 CFO(재무 분야 최고경영자) 출신인 데다 지난해 회사가 8790억원의 기록적인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던 임직원들에게는 너무도 뜻밖의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권 사장은 이를 '배려 경영'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위기를 강조하기보다는 직원들의 사기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조직의 활력과 경쟁력 배양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게 권 사장의 판단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두 회사 임직원들은 처음에 새 경영자를 맞이하면서 일말의 불안감과 함께 긴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실적 부진 등의 요인으로 사령탑이 교체된 만큼 구조조정이나 인적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간 겪어본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예상외로 부드럽고 유연하다는 게 임직원들의 평이다.
당장 회사 형편이 어렵다고 부하들을 일방적으로 다그치기보다는 부지런히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대화를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실제 남 부회장은 남의 말을 잘 듣겠다는 의미로 '경청'을,권 사장은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배려'를 자신들의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본준,김쌍수 부회장처럼 카리스마가 강한 경영자들이 터를 닦아 놓은 두 회사에 모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이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경청'하는 남용 부회장
"내가 여러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기탄없이 말해 달라."
요즘 남 부회장이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임직원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마음 속에 자신만의 원칙과 고집을 갖고 있지만 일단 임직원들과 토론을 할 때는 충분히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얘기가 설득력이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이 보고를 마친 임원들의 전언이다.
물론 비핵심적인 사안들을 장황하게 설명한다든지 사업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일 경우에는 강한 질책을 받는다.
남 부회장의 지론인 '낭비 제거'와 '가치 혁신'의 기준에 미달할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남 부회장은 의욕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평소 '일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CEO(최고경영자)답게 부하들이 마음 편하게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수 사장의 '배려'
권 사장은 최근 경북 구미와 경기 파주사업장 내 화장실에 손을 씻고 닦는 '페이퍼 타월'을 비치할 것을 지시했다.
몇 년 전 원가 절감을 위해 없앴던 것이다.
또 연구동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혁신학교의 소음이 연구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했다.
임원들이라도 6시간 이상의 해외 출장 때만 비즈니스석을 이용토록 해놓은 '임원 출장 규정'도 '3시간 이상'으로 손질했다.
권 사장이 조직 슬림화에 능한 CFO(재무 분야 최고경영자) 출신인 데다 지난해 회사가 8790억원의 기록적인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던 임직원들에게는 너무도 뜻밖의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권 사장은 이를 '배려 경영'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위기를 강조하기보다는 직원들의 사기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조직의 활력과 경쟁력 배양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게 권 사장의 판단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