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증시는 시장의 기대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주춤한 사이 해외 시장의 열기는 이어지면서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만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28일 "용기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이 국내 주식을 살 기회"라며 "1분기 박스권을 거친 증시가 2분기부터 다시 강한 상승세에 접어들어 하반기에는 코스피지수가 1600선 이상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양 본부장은 "기업의 이익 개선 속도가 기대보다 못했던 데다 베이시스 악화로 프로그램 매수차익 물량이 대거 처분되면서 일시적으로 수급 균형이 깨져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가격 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기간 조정은 1분기 동안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수급 불균형에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세계적인 과잉 유동성과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 등이 가세해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코스피지수가 1350에서 1400선 사이에서 등락을 되풀이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박스권을 통과한 증시는 2분기부터 다시 상승 시동을 걸 것으로 양 본부장은 예측했다.

그는 "지난해 5%가량 감소했던 기업 이익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금의 증시 재유입으로 2분기에는 1600선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3분기에는 금리 이슈가 부각되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4분기에는 경기 회복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연말랠리에 들어가 1600선 이상으로의 도약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본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최근 축소되는 추세이고 미국 경제가 상반기를 바닥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940∼950원 수준에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환율에 민감한 정보기술(IT)주 자동차주 등 수출 관련주들이 하반기에 유망할 것이란 설명이다.

조선 기계 등은 올해도 강세가 예상되고 이익안정성에 비해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은행 보험 업종도 시장평균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경기 관련 소비재 중에선 의류 가전 등 내구소비재 부문이 하반기부터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등 업황이 좋으면서 업종 내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가진 기업들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 동향과 관련,양 본부장은 "지난해 세계 주요 증시가 급등한 반면 국내 증시는 조정을 받은 탓에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며 "외국인 수급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해외 펀드에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것은 권장할 일이지만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본부장 >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