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과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현대자동차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차량 판매가 2005년보다 8만9000여대 줄어들고 매출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0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국내외에서 161만1062대를 팔아 매출 27조3354억원,영업이익 1조2344억원,순이익 1조5261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2%,영업이익은 10.8%,순이익은 35% 각각 감소한 것이다.

4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대비 매출(7조5841억원) 6.6%,영업이익(3067억원) 8.6% 줄었다.

수출 비중이 70%가 넘어 환율 하락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현대차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4.5%에 그쳐 2003년 9.0%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2년 이후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23.8%나 오른 반면 엔화 절상폭은 7.3%에 불과해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내수시장 침체 등도 겹쳐 실적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노조의 파업도 실적 악화의 주 요인이 됐다.

현대차는 올해 작년보다 6.5% 늘어난 171만5000대(내수 63만대,수출108만5000대)를 판매,31조1336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률을 6%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지난해보다 19.2% 증가한 3조8040억원을 연구개발과 해외공장 증설 등에 투자키로 했다.

연구개발에는 1조7530억원,해외투자에는 1조3310억원이 투입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로 평가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25%가량 밑도는 것으로 4분기 공장가동률이 93%에 달했는 데도 영업이익률이 4.5%에 불과한 것은 수익성이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해외부문에서도 중국 법인의 실적이 나빠지고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실적이 주춤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거의 보이지 않는 점도 현대차 실적개선 기대를 어렵게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