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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도요타자동차의 공통점은?

바로 세계적인 품질을 모든 지구촌 인류가 인정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이념과 지역,종교의 차이도 없다.

하지만 이런 글로벌리더들도 협력업체, 다시 말해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관련 중소기업들의 품질 향상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현재의 위치에 올라서지 못했을 것이라는 공통점도 또한 있다.

결국 한 나라의 중소기업 뿌리가 튼튼하다는 것은 글로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작지만 강한 '强小' 기업이 많은 나라가 부국(富國)이라는 사실은 국경 없는 전쟁에 비유되는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스위스와 접경지대에 위치한 인구 3만의 노바라시(市).작지만 풍광 좋은 이 이탈리아의 도시에 꼭 어울리는 기업이 있다.

시집갈 여성이라면 누구나 혼수품으로 장만하고 싶은 주방용품 '알레시'(ALESSI)가 주인공이다.

중국, 태국 등 동남아시아의 저가공세에도 흔들림 없이 그 아성을 지키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1921년 지오반니 알레시란 사람이 창업한 이후 2대 까를로 알레시를 거쳐 알베르토 알레시에 이르기까지 1세기 가까운 세월을 예쁜 주방용품 만들기에 '올인'했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총동원한 알레시의 주방용품은 결코 한 순간도 '명품'의 반열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음악과 관광의 나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중소기업 밀치. 모차르트 요구르트와 우유를 파는 이 회사의 종업원은 150여명에 불과하지만 연 매출액은 우리 돈으로 1,000억 원을 훌쩍 상회한다.

이 회사 역시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누크(NUK) 젖꼭지로 세계를 석권한 독일의 마파사(社)는 어머니의 '마마'와 아버지의 '파파'를 합쳐 이름을 지은 이 기업 역시 우리 귀에 익은 알짜 중견기업이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경제대국 독일에는 해당 사업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중소기업이 5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독일 경제의 저변을 받치고 있는 '미텔쉬탄트'(중견기업)들은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개선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일본 역시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중소기업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장기불황의 한파가 전 세계를 휩쓰는 '시계제로'의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국가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작지만 강한' 기업들을 많이 보유했다는 점이다.

스위스가 그렇고 오스트리아가 그렇다.

또 독일이 그렇고 일본이 그렇다.

중소기업이지만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알짜'기업들이 많은 그런 나라들이다.

한국경제의 좌표도 여기에 있다.

기술ㆍ서비스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을 갈구하는 중소기업, 그래서 누가 뭐래도 그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상을 고수하는 기업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산업경쟁력의 열쇠는 중소기업에 달려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하지만 몇 해 전까지 국내 기업들은 '큰 것'만을 추구하며 규모를 넓혀왔다.

모두가 기술로 세계시장을 공격하고 있을 때 비로소 덩치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다소 때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지구촌 기술전쟁에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아무리 앞이 안 보이는 '시계제로'의 상황에서도 '희망 슬로건'을 만들고 '혁신'이란 채찍으로 스스로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그런 기업이 많이 나와야 우리의 도전과 생존이 가능하다.

불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우량 업체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한 기업들에게 '혁신'은 제1의 생존전략이었고 성장엔진을 가동시키는 동력 역할을 했다.

중소기업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3백만 중소기업 중 진정한 '혁신'형 기업이 단 1%뿐이라도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규모는 작지만 강철같이 강한 기업들이 '경제4강'의 열쇠임을 재삼 깨우치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