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벤처기업 M&A(인수합병)를 전문으로 하는 3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설립한다.

김창록 산은 총재는 18일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 열고 올해 자금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벤처기업들이 문을 닫는 과정에서 유망 기술까지 함께 사장되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손실을 막기 위해 벤처기업 간 M&A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300억원 규모로 설립되며 이 중 150억원은 산은이 투자하고 나머지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올해 시설자금 9조원과 중소기업 전용 운영자금 2조원 등 총 26조5000억원의 산업자금을 공급키로 했다.

지난해 공급액 24조5000억원보다 8.1% 늘어난 액수다.

김 총재는 올해 산은 운영방향에 대해 "국책은행이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간부문과 충돌하지 않는 시장친화적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해외 이머징마켓 등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대우조선해양 등 산은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매각 계획도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올 하반기에 매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2월 초께 매각 청사진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에 대해선 "옛 사주문제를 놓고 다른 채권은행들과 협의 중"이라면서 "금년 중 매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채권단 지분이 36%에 이르러 매각금액이 6조~7조원에 달함에 따라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수자의 자금부담을 덜 수 있도록 매각 지분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