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IT주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시각을 버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17일 "윈도비스타나 아이폰 효과가 아직 지표상으로 가시화된 것이 없고 주요 제품가격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자재나 에너지 업종의 대안으로서 편입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닥 지수가 2500선을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IT 경기동향 지수인 NY Tech Pulse지수가 최근 오랜만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음에 주목.

지난 10일 발표된 12월 NY Tech Pulse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84% 상승해 200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율 성장률은 28.6%로 2000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증권사 박소연 연구원은 "지수 구성요소 중 특히 소비지표가 긍정적인 턴어라운드를 보였다"면서 "이는 최근 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인 회복 기조에 접어들면서 IT에 대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생산과 설비투자 등 제조업 관련지표가 아직 부진해 IT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단정짓기에는 이르지만 IT주에 대한 신뢰를 버리기도 아직 이르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유가가 안정기에 진입한 가운데 OECD 경기선행지수도 바닥을 다지고 곧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OECD 경기선행지수가 회복되는 동안 신흥시장 업종 지수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 경기소비재와 산업재, IT 등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엔 경기 회복기에 유가가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경험이 있지만 이번 경기 회복에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이 사라져 소비재와 IT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