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동판업체 이구산업이 다음 달 연간 5000억원 규모의 동판 생산이 가능한 신규 공장을 가동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뚫는다.

이구산업은 이들 시장 진출로 매년 50% 이상의 고속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다.

손인국 이구산업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도 평택 포승공장이 오는 2월부터 가동돼 동판 생산능력이 기존 2만t에서 세 배인 6만t으로 늘어난다"며 "생산 시설도 현대화돼 기존에 넘보지 못했던 선진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승공장은 이구산업이 2002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년여 동안 850억원을 투입해 완공했다.

연간 4만t의 동판을 생산할 수 있으며 기존 6단 압연기 대신 20단 압연기가 설치돼 동판 품질도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손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 생산할 수 없었던 반도체용 인청동 등 첨단 소재 생산이 가능해졌다"며 "반도체 프레임 등 정보기술(IT) 산업용 동판의 해외 시장을 뚫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구산업의 1차 타깃은 일본이다.

손 대표는 "일본 고객사로부터 샘플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아 올해 안에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및 유럽 수출을 추진하고 기존 중국 대만으로의 수출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3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이 5년 내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손 대표는 생산력 향상으로 이구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동판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이지만 IT 산업용 동판 수요량은 꾸준히 늘 것"이라며 "이 분야를 집중 공략해 향후 5년 내에 국내 동판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동판 시장은 풍산이 지난해 기준 68%를 점유했으며 이구산업은 15%로 그 뒤를 이었다.

이구산업의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1120억원)의 두 배 수준인 2000억원이다.

손 대표가 포승공장 건립을 결정할 2002년 당시 이 회사 매출은 연간 400억원 수준.회사 매출의 두 배가 넘는 액수를 신규 공장에 투자한 것이다.

손 대표는 "첨단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