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그리는 미래 디지털 환경은 철저히 가정 중심이다. 그가 "디지털 홈(digital home)은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가정 중심의 디지털 환경은 올해 하반기 MS와 휴렛팩커드(HP)가 함께 내놓을 가정용 서버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빌 게이츠는 지난 7일(현지시간) CES 개막 연설에서 "가정용 서버를 사용하면 영화,사진,음악을 서버에 저장하고 집 밖에서도 서버에 쉽게 연결해 내용을 보거나 프린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서버가 거실에 있어도 침실이나 서재에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밖에서도 서버에 연결해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올 연말께 이 서버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며 가격도 400∼500달러 수준으로 기존 서버에 비해 비싸지 않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서버에는 윈도 홈 서버 소프트웨어가 장착된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이 같은 '홈 엔터테인먼트'의 셋톱박스로 게임기인 X박스가 사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게임을 마니아들을 위한 단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일반 대중들이 홈 엔터테인먼트에 접속하는 통로로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MS의 엔터테인먼트·장비부문 사장인 로비 바흐는 빌 게이츠의 강연 도중 무대로 올라와 'X박스 360'을 셋톱박스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새 소프트웨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는 한편 이날 개막연설에서 가정용 제품 출시를 앞둔 '윈도비스타'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윈도 비스타'는 인터넷과 네트워크 접속을 더 쉽게 만들어주며 홈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함께 보안성이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보다 업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TV채널인 니켈로디언과 쇼타임,영화 서비스인 봉고와 협력해 이들 회사의 콘텐츠를 직접 '윈도비스타'를 통해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미래 디지털 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