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수급 다시보기..."프로그램 부담 빨리 털고 가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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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수급 다시보기..."프로그램 부담 빨리 털고 가는 것도 좋다"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무색케할 정도로 연초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긴축 우려와 실적 불안 등도 일부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꼬인 수급이 주가 급락의 주범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수급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프로그램 매도와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수급은 꼬이고 또 꼬이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 가운데 주식시장에선 지지선 확보와 기술적 반등이 함께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외국인..연내 순매수 전환 기대는 유효
외국인 매도는 달갑지 않은 뉴스지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특히 이머징 마켓으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추 가능한 시나리오로 단기 성향 헤지펀드들의 매도 재개와 엔캐리 악령의 부활, 4분기 어닝시즌이 임박한데 따른 막바지 매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들은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요인일 뿐 지속가능한 요인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주식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경기 부문에서 9월 국내외 경기선행지수의 반전으로 향후 방향성이 뚜렷해졌다는 점 등에서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실적에 관한 우려와 일시적인 수급 공백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연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프로그램 매도 악재이긴 하나..
오는 11일 맞게 되는 옵션만기와 연계된 매수차익잔고는 현재 1100억원 수준이다. 과거 경험상 1~2월 옵션만기일에는 배당 관련 프로그램 청산 물량이 계속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
옵션만기와는 별개로 시장 베이시스 수준에 따라 기존 차익거래 물량이 매물로 연결될 수도 있다. 매수차익잔고가 여전히 고공권에 맴돌고 있단 점에서 이 물량이 쏟아지면 시장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를 가늠하는 시장 베이시스를 1.0포인트 전후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오현석 연구원은 "시장 베이시스가 지금은 1.0포인트 수준에서 버티기 국면에 들어갔지만 악재에 민감한 투자심리를 고려할 경우 해외증시 하락이나 외국인 선물 매도, 정책 리스크 등이 불거질 경우 베이시스가 떨어져 프로그램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총체적 측면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악재의 진행형으로 볼 수 있으며 지난해 4분기 프로그램 매수에 기댄 주가 상승의 부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그러나 바꿔 생각하면 프로그램 부담을 연초에 털고 출발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고통을 수반하겠지만 향후 행보는 가벼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식형펀드 자금..대규모 환매 가능성은 낮아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 역시 수급의 걱정거리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난 자금은 지난5일 현재 1조1800여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원인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시각 △해외 펀드로의 관심 이전 △부동산 투자에의 올인 등을 들었다.
그러나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어닝 시즌에 접어들면서 상당폭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현석 연구원은 "이미 주가가 레벨다운돼 4분기 실적이 크게 하향 조정되지 않는 이상 실적 발표가 주가 안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전반적인 펀더멘털도 안정적인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해외펀드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펀드 투자의 다각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다만 지금처럼 뒤늦게 해외펀드로 옮겨가면서 특정 국가나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은 위험대비 수익 측면에서 그리 현명한 판단이 못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증권은 국가별, 시장별 주가의 평균회귀현상을 감안할 때 연간 투자성과는 해외펀드보다 국내펀드가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더 이상 급등하긴 어려울 전망이어서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한 펀드환매는 진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종합해보면, 주식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단기적으론 좀 더 연장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예전처럼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강력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은 낮지만 대규모 환매사태로 주가가 속절없이 빠질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4일 연속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지만 본질적으로 최근의 하락이 기존의 상승 추세까지도 훼손할 만한 재료들인가를 다시 한번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평정심을 되찾고 120일선 전후에서의 지지선 확보와 기술적인 반등 이후의 주가 흐름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연간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라면 연초 주가 급락에 흔들릴 필요는 없단 얘기다. 또한 포괄적 측면에서 낙폭이 과대한 대형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도 고려해볼만 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글로벌 긴축 우려와 실적 불안 등도 일부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꼬인 수급이 주가 급락의 주범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수급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프로그램 매도와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수급은 꼬이고 또 꼬이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 가운데 주식시장에선 지지선 확보와 기술적 반등이 함께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외국인..연내 순매수 전환 기대는 유효
외국인 매도는 달갑지 않은 뉴스지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특히 이머징 마켓으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추 가능한 시나리오로 단기 성향 헤지펀드들의 매도 재개와 엔캐리 악령의 부활, 4분기 어닝시즌이 임박한데 따른 막바지 매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들은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요인일 뿐 지속가능한 요인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주식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경기 부문에서 9월 국내외 경기선행지수의 반전으로 향후 방향성이 뚜렷해졌다는 점 등에서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실적에 관한 우려와 일시적인 수급 공백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연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프로그램 매도 악재이긴 하나..
오는 11일 맞게 되는 옵션만기와 연계된 매수차익잔고는 현재 1100억원 수준이다. 과거 경험상 1~2월 옵션만기일에는 배당 관련 프로그램 청산 물량이 계속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
옵션만기와는 별개로 시장 베이시스 수준에 따라 기존 차익거래 물량이 매물로 연결될 수도 있다. 매수차익잔고가 여전히 고공권에 맴돌고 있단 점에서 이 물량이 쏟아지면 시장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를 가늠하는 시장 베이시스를 1.0포인트 전후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오현석 연구원은 "시장 베이시스가 지금은 1.0포인트 수준에서 버티기 국면에 들어갔지만 악재에 민감한 투자심리를 고려할 경우 해외증시 하락이나 외국인 선물 매도, 정책 리스크 등이 불거질 경우 베이시스가 떨어져 프로그램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총체적 측면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악재의 진행형으로 볼 수 있으며 지난해 4분기 프로그램 매수에 기댄 주가 상승의 부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그러나 바꿔 생각하면 프로그램 부담을 연초에 털고 출발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고통을 수반하겠지만 향후 행보는 가벼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식형펀드 자금..대규모 환매 가능성은 낮아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 역시 수급의 걱정거리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난 자금은 지난5일 현재 1조1800여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원인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시각 △해외 펀드로의 관심 이전 △부동산 투자에의 올인 등을 들었다.
그러나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어닝 시즌에 접어들면서 상당폭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현석 연구원은 "이미 주가가 레벨다운돼 4분기 실적이 크게 하향 조정되지 않는 이상 실적 발표가 주가 안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전반적인 펀더멘털도 안정적인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해외펀드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펀드 투자의 다각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다만 지금처럼 뒤늦게 해외펀드로 옮겨가면서 특정 국가나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은 위험대비 수익 측면에서 그리 현명한 판단이 못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증권은 국가별, 시장별 주가의 평균회귀현상을 감안할 때 연간 투자성과는 해외펀드보다 국내펀드가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더 이상 급등하긴 어려울 전망이어서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한 펀드환매는 진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종합해보면, 주식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단기적으론 좀 더 연장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예전처럼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강력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은 낮지만 대규모 환매사태로 주가가 속절없이 빠질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4일 연속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지만 본질적으로 최근의 하락이 기존의 상승 추세까지도 훼손할 만한 재료들인가를 다시 한번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평정심을 되찾고 120일선 전후에서의 지지선 확보와 기술적인 반등 이후의 주가 흐름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연간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라면 연초 주가 급락에 흔들릴 필요는 없단 얘기다. 또한 포괄적 측면에서 낙폭이 과대한 대형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도 고려해볼만 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