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췌장 낭성종양'을 초음파 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서동완 교수팀은 초음파 내시경을 이용해 췌장 내 낭성종양이 있는 환자 14명에게 에탄올 세척 및 항암제 탁솔 투여를 병행한 결과 13명의 환자에게서 낭종이 없어지는 등 증상이 나아졌다고 9일 밝혔다.

낭성종양은 암으로 발전하면 췌장선암과 마찬가지로 수술 후에도 호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수술로 잘라내는 치료가 유일했으나 췌장이 복부 뒤쪽에 깊숙이 위치하는 데다 주위의 담도 쓸개 십이지장 등과 붙어 있어 수술 과정이 어렵고 수술 후 합병증이 유발하는 등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췌장 일부를 완전히 잘라내므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췌장 기능이 크게 떨어져 평생 동안 혈당조절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새 치료법은 초음파 내시경을 위까지 들여넣은 다음 위의 후벽에서 췌장까지 들어가는 주사침을 꽂아 췌장 내 낭종액을 뽑아낸 후 에탄올을 주입해 낭종 내부를 세척하고 탁솔 항암제를 투여,낭종 내 암성 세포를 제거한다.

서동완 교수는 "내시경 시술법은 기존 개복 수술에 따른 위험성과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췌장 절제 없이 낭종 세포만 죽이므로 시술 후 췌장 기능이 빠르게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