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은 4일 변호사 시절의 세금 탈루 의혹과 관련,"신앙인으로서 돈을 관리했으며 속인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지난 연말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직을 버리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당시에는 내가 (세무사 사무실 직원의 실수를)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해 이번 파문이 거취와 무관함을 내비쳤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세무사 사무실에서 수임내역을 옮겨 적으면서 (일부를) 누락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세무사 직원을 탓할 수 없는 일이라 (어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이어 "변호사 시절 주요관심이 '십일조 헌금을 어떻게 내느냐'였다"며 "직원 월급을 주고 사무실 비용도 내야 하기 때문에 수입이 다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 세금 다 내고 남으면 교회에 십일조를 냈고 그 나머지를 내 돈이라고 생각했었다"고 언급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미국계 자본인 골드만삭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진로의 채권을 매입하려고 설립한 세나 인베스트먼트를 변호했다는 비판에 대해 "수임 의뢰가 들어와 3번이나 거절했지만 대한민국 법조계가 외국자본을 차별한다는 말을 듣는 것은 국가를 위해 결코 유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사건을 대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순실수'라는 이 대법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금탈루 의혹이 법원 최고수장으로서의 도덕성에 큰 흠집을 입힌 만큼 향후 이 대법원장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