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으로 인한 해저케이블 손상으로 아시아지역의 전화 인터넷 금융망 등 통신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국 간 인터넷 유선전화 팩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가 하면 인터넷뱅킹 등 관련 부문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홍콩의 금융통신망에 장애가 발생,'금융허브'라는 홍콩의 위상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진 현황=대만 남단 헝춘(恒春)시 남서쪽 23km 지점에서 26일 오후 8시26분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지금까지 2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27일 오전 10시30분께에도 같은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5.9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는 등 현재까지 첫 지진을 포함해 11차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2주 내에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기상국은 헝춘에서 발생한 지진이 100년 만의 최대 규모라며 원자폭탄 6개의 위력을 지녔다고 밝혔다.

헝춘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도로가 붕괴되고 교량에 금이 갔으며 3000여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또 모두 세 채의 건물이 무너졌으며 붕괴된 3층 가구점 건물 아래에는 일가족 8명이 수시간 동안 매몰돼 이 중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아시아 피해 현황=이번 지진으로 손상된 해저케이블은 홍콩 주변 최소 6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통신회선이 집중된 홍콩과 대만,싱가포르 등의 피해가 크다.

대만과 홍콩,대만과 중국,홍콩과 중국,홍콩과 싱가포르 등을 잇는 통신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CNN은 미국 서부 해안 일부 지역까지 일시적인 통신 장애가 초래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최대 전화업체인 PCCW는 "지진으로 일본 대만 한국 미국 등에 대한 데이터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며 "홍콩 은행의 경우 사내 전용선을 이용하면 문제가 없으나 일반선을 이용한 결제시스템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세안 지역의 통신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도 타격을 받았다.

싱가포르텔레콤 대변인은 "일부 고객의 데이터 및 인터넷 접속 속도가 크게 저하됐을 것"이라며 "동남아 다른 국가와의 전화 서비스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지역에 인터넷 서버를 구축하고 있는 HSBC와 JP모건체이스 등 일부 투자은행도 현재 금융거래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일본국채(JGB) 거래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등 케이블 손상의 영향을 받았다.

JGB 트레이더들은 전자거래 시스템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투자자들이 최신 가격을 보지 못하고 있어 거래가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외환시장 관계자는 일부 금융거래가 차질을 빚기도 했으나 현재 도쿄외환시장의 EBS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산업체 현황=대만 정부는 산업 시설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만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타이중지역과 이번 지진 발생 지역이 멀지 않다는 점에서 반도체 LCD 공장 등의 출하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타이중 이남에 위치한 LCD업체인 CMO와 한스타는 지진 여파로 2시간 동안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영 정유업체인 중국석유는 시설 일부 파손으로 원유공급을 일시 중단해야 했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