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유통업계는 봇물 터지듯 대형 인수·합병(M&A)이 잇따르며 유달리 시끌벅적했다.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이 한국 진출 10년 만에 '보따리'를 싸야 했고 편의점 시장은 날로 확대돼 전국 점포수가 1만개를 넘어섰다.

인터넷쇼핑 업계도 '클릭'만으로 13조원의 시장을 창출하며 위력을 떨쳤다.

'10년',외국계 할인점이 한국에 머물다 간 시간

한국까르푸와 월마트코리아가 몇 달 간격을 두고 각각 이랜드그룹과 신세계 이마트에 '접수'된 것은 올해 유통업계 최대 이슈였다.

글로벌 유통업체의 한국 진출사(史)를 딱 10년으로 종결 짓게 만든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 시장에서 이 같은 '토종'의 선전은 향후 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하더라도 경쟁력만 갖춘다면 외국계 기업들의 파상 공세를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백화점 '상위 1%'를 잡아라

'VVIP'로 불리는 초우량 고객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백화점의 '귀족 마케팅'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한 '쟈스민' 회원(전체 고객의 1% 수준)이 1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VVIP 매출 비중이 △2004년 13.9% △2005년 16% △2006년(11월 말 현재) 20.1%로 매년 '상위 1%'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클릭 쇼핑'으로 한 해 '13조원' 창출

인터넷 쇼핑 업계는 올해 12조9000억원의 거래 총액을 올리며 2001년(1조7000억원) 대비 7.5배의 성장을 달성했다.

'발품 쇼핑'보다는 '손품 쇼핑'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옥션 G마켓 등 온라인 장터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은 것으로 G마켓은 출범 이래 처음으로 올해 거래 총액 2조원을 넘겼다.

편의점 1만개 시대

1989년 한국에 처음 선보인 편의점은 전국 점포 1만 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작년 말 9085개에서 21일 현재 9940개로 늘어난 것.개인 편의점까지 포함하면 거뜬히 1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동일 상권에 편의점들이 여럿 생기다 보니 차별화를 위한 생존 경쟁도 치열했다.

빵 굽는 기계를 들여놓는가 하면 화장품 및 미용 전문 상품을 전면 배치한 코스메틱형 편의점도 선보였다.

생활편의형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개발돼 택배,DVD 대여는 물론 자동차 렌털,여행,보험 등의 무형 상품에 대한 서비스 상담까지 편의점에서 할 수 있게 됐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