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계약과 취소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큰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적지 않지만 정작 계약을 해지한 해당 업체나 최대주주에겐 별다른 제재가 없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케이디이컴을 비롯 니트젠테크 제이엠피 등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해지한 업체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최대주주가 개인자격으로 경영권 양수도계약을 진행한 탓에 경영진마저 자세한 내막을 몰라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케이디이컴은 이날 지난 12일 맺은 최대주주 강영석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11.26% 매각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계약 상대방이 잔금마감인 22일까지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지분매각 소식에 열흘 동안 56%나 급등했던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하한가로 직행했다.
하지만 경영진조차 최대주주가 이후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지만 그동안 회사경영에 그다지 간섭하지 않은 데다 회사측과도 대리인을 통해 연락해온 관계로 향후 계획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니트젠테크도 경영권 계약을 재료로 주가가 널뛰기 양상을 보인 종목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11월 말 최대주주가 유지알지에 지분 55.13%를 265억원에 매각키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역시 대금미지급을 이유로 지난 15일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 당일 1930원였던 주가는 3620원까지 급등했다가 결국 계약 이전인 1815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소프트와 제이엠피의 사례는 더욱 복잡하다.
양사는 지난달 14일 정소프트가 제이엠피 최대주주 김덕수씨의 지분 17.28%(25억원)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9일에는 제이엠피가 보유 중인 네오웨이브 지분 38.46%(250억원)도 넘겨받기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 14일 이를 모두 해지해 투자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방적 지분매각 해지 결정으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어도 딱히 책임소재를 묻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의 사적거래로 간주돼 책임 추궁이 뒤따르지 않은 데다 회사가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더라도 실질적 제재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