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부터 요구불 예금 등 단기성 예금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5%에서 7%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내년 초부터 총액한도 대출을 1조6000억원 줄이기로 결정한 한국은행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과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시중 자금 죄기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라간 만큼 한은이 내년 초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시중 유동성을 조이고 금감원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여 은행권 대출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미 CD 등의 단기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있고 이는 한은에 콜금리 인상 명분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2월 중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양 연구원은 "지급준비율 상향 조정 이후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보수적인 자금 운용으로 MMF(머니마켓펀드) 등에서 CD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며 "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카드 캐피털 등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유입돼 단기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CD 금리는 2003년 3월25일(연 4.81%) 이후 가장 높은 연 4.80%이며 당분간 금리가 올라 5% 선에 육박할 것으로 일부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CD 금리 상승은 과거에 지나치게 떨어진 단기 시장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경기 전망이 좋아지면서 시장 금리가 오르는 경우 한은이 뒤따라 콜금리 목표치를 인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