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대법원장 선임시 이용훈 현 대법원장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올랐던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지명자(61·사시 8회)는 '괜한 오해를 사기 싫어' 2주간 러시아 등 유럽여행을 다녔다.

지난 8월 새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할 당시에도 전효숙 당시 헌재 재판관과 함께 물망에 올랐지만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이 지명자는 못마땅한 일을 당하더라도 "허 참 그사람 참" 정도가 가장 심한 표현일 정도로 타인을 배려하는 성격이다.

남에게 관대한 반면 자신에는 철저한 전형적인 선비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외식을 해도 팥칼국수를 즐기는 게 대부분일 정도로 소탈하다.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에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해 법조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하지만 판사 시절 선고를 앞두고는 새벽 2시까지 판결문 작성에 정성을 기울이는 등 원칙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부친이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이기찬 변호사이고 장남인 훈재씨는 고양지원 판사로 근무해 3대를 이은 법조가족이다.

투병 중인 부친의 대소변을 10년 이상 받아냈다는 이 지명자는 대법관에 선임되거나 퇴임한 날 가장 먼저 선친 묘소를 참배할 정도로 효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궤팅겐 대학에서 헌법을 전공하고 고려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88년 헌법재판소법 제정에 참여하는 등 헌법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2003년 법원행정처장 재임시에는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소장 판사들의 동요를 13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진정시켜 행정 능력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