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주 열풍'은 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이슈중 하나였다.

4월 일명 '장하성 펀드'의 등장으로 시가총액이 보유 부동산이나 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평가 종목들이 자산주 테마를 형성했고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추천 보고서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덩달아 들썩였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지금까지도 이런 자산주 찾기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저평가된 자산주로 거론됐던 종목들의 주가가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시장이 막무가내식으로 자산주 테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장하성 펀드가 매입한 대한화섬의 주가는 작년말 대비 3배 이상 오르며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률이 높은 종목 중 하나에 포함됐다.

태광산업(48%)과 화성산업(38%) 역시 주가 수준이 한단계 레벨업됐다.

비슷한 시기에 자산가치가 높은 지주사로 꼽힌 종목들 중 삼양사 한섬 한화 금호산업 대한전선 등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같은 지주사인 풀무원오뚜기, 대상 등의 주가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자산주로 이름이 거론된 동양백화점 부산주공 한일단조 동원산업 등도 주가가 보합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부진했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으로 꼽혔던 종목들 중 동양물산 넥센 등의 주가 움직임도 시원치 않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이 많은 자산주라 하더라도 실제로 현금화 될 수 있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문기훈 기업분석부장은 "자산가치가 높아도 실제 수익가치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유동성이 부족하고 실적이 부진한 종목들의 경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펀드의 등장과 중장기 가치주 펀드들의 증가로 자산주 테마가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종목별로 사안이 달라 일반화하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소형 자산주들의 경우 과거 주가가 급등락한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자산가치만 보고 투자를 했다 유동성 부족으로 차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양증권 이연우 연구원은 실적 등 펀더멘털의 개선 여부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주가가 3배 이상 뛰며 최고의 주가 상승률을 보인 대한화섬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익이 25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순익도 90% 넘게 줄어들었다.

이 연구원은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들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게 마련"이라면서 "자산의 실질적인 환금성 가치와 실적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뚜렷한 주도 업종이 등장하지 않는 시장 상황이 자산주에 대한 관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하성 교수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반응이 이렇게 폭발적일지 몰랐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존의 테마들은 개별회사의 이벤트나 정책의 변화에 기반한 것들이어서 단명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자산가치가 돋보이는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