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13개월만에 재개] 北 "경수로 달라" vs 美 "인내 한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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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실험을 감행한 북한의 협상 카드가 공개됐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개막한 6자 회담의 기조 연설에서 △미국 내 대북 적대시 법률적·제도적 장치 철폐 △유엔 제재를 비롯한 모든 제재 해제 등 두 가지 '조건이 성숙돼야' 핵 프로그램 포기를 '논의'할 수 있고 △경수로 제공 △경수로 완공까지 대체 에너지 공급이 확보돼야만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관계자는 "북한이 요구할 수 있는 최대치를 백화점 식으로 나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백화점식 요구 나열
북측은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 핵무기 문제를 논의하고자 하면 핵군축 회담의 진행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하고 "제재와 압력이 지속 강화되면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기조 연설은 현실적인 협상 목표라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이다.
우리측 협상 관계자는 "북한의 진짜 입장이나 의도가 무엇인지는 회담 일정 후반부에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참가국들은 유엔이 결의한 대북 제재는 6자 회담에서 논의할 성격이 아니고 경수로 제공은 미국의 중유제공 중단과 2002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중도 폐기됐다는 점에서 북측이 무게 중심을 둔 요구 조건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BDA 등 금융제재 해제에 집중
북한 대표단은 이날도 미국과의 양자 협의를 거부했다.
협상 관계자는 "미국 한국이 양자 협의를 제안했으나 북한이 날짜를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를 기다리게 만들어 애를 태우는 북한의 통상적인 '날짜 전술'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북한은 미국의'금융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국과의 양자 협의에만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19일 후발대로 오광철 북한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수석 대표로 하는 금융팀을 베이징에 급파할 예정이다.
오 총재는 대니얼 글레이저 미국 재무부 담당 부차관보 등과 만나 위조 지폐 제조 및 유통과 돈세탁 혐의,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동결 자금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의 금융 제도를 이해할 수 있는 금융 전문가를 보낸다는 것은 협상 의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미,'인내심의 한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기조 연설에서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한반도의 비핵화 달성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강조했다.
"우리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고 이제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까지 했다.
천영우 우리측 수석 대표는 전체 핵폐기 과정을 몇 단계의 큰 묶음으로 나눠 이행하는 '패키지식 접근 방안'을 제안했다.
또 이번 회담의 목표로서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 이행을 위한 작업 계획을 만들 것과 이 중 수개월 안에 이행할 수 있는 초기 조치를 선택할 것을 제시했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각측이 공통적으로 9·19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을 느끼고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일부 사안에선 이견이 존재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개막한 6자 회담의 기조 연설에서 △미국 내 대북 적대시 법률적·제도적 장치 철폐 △유엔 제재를 비롯한 모든 제재 해제 등 두 가지 '조건이 성숙돼야' 핵 프로그램 포기를 '논의'할 수 있고 △경수로 제공 △경수로 완공까지 대체 에너지 공급이 확보돼야만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관계자는 "북한이 요구할 수 있는 최대치를 백화점 식으로 나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백화점식 요구 나열
북측은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 핵무기 문제를 논의하고자 하면 핵군축 회담의 진행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하고 "제재와 압력이 지속 강화되면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기조 연설은 현실적인 협상 목표라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이다.
우리측 협상 관계자는 "북한의 진짜 입장이나 의도가 무엇인지는 회담 일정 후반부에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참가국들은 유엔이 결의한 대북 제재는 6자 회담에서 논의할 성격이 아니고 경수로 제공은 미국의 중유제공 중단과 2002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중도 폐기됐다는 점에서 북측이 무게 중심을 둔 요구 조건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BDA 등 금융제재 해제에 집중
북한 대표단은 이날도 미국과의 양자 협의를 거부했다.
협상 관계자는 "미국 한국이 양자 협의를 제안했으나 북한이 날짜를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를 기다리게 만들어 애를 태우는 북한의 통상적인 '날짜 전술'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북한은 미국의'금융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국과의 양자 협의에만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19일 후발대로 오광철 북한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수석 대표로 하는 금융팀을 베이징에 급파할 예정이다.
오 총재는 대니얼 글레이저 미국 재무부 담당 부차관보 등과 만나 위조 지폐 제조 및 유통과 돈세탁 혐의,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동결 자금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의 금융 제도를 이해할 수 있는 금융 전문가를 보낸다는 것은 협상 의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미,'인내심의 한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기조 연설에서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한반도의 비핵화 달성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강조했다.
"우리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고 이제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까지 했다.
천영우 우리측 수석 대표는 전체 핵폐기 과정을 몇 단계의 큰 묶음으로 나눠 이행하는 '패키지식 접근 방안'을 제안했다.
또 이번 회담의 목표로서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 이행을 위한 작업 계획을 만들 것과 이 중 수개월 안에 이행할 수 있는 초기 조치를 선택할 것을 제시했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각측이 공통적으로 9·19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을 느끼고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일부 사안에선 이견이 존재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