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가 '투자와 소비의 구조적 부진에 따른 경제활력 둔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 현상은 위기의 초기 징후로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외환위기 10주년을 앞두고 국내 경제가 또다른 위기를 겪을 가능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수도권아파트 가격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이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경우 투자·소비 부진이 장기화되고 만성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개인의 부채총액은 지난 9월 558조8176억원으로 1997년 9월 말(186조1055억원)의 3배에 달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최근 2년간 두드러져 가계대출 연간 순증액은 2004년 22조5114억원에서 지난해 29조3900억원,올해 11월까지 40조7365억원으로 급증했다.

연구원은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상회해 가계의 빚감당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상당기간 가계소비를 위축시키면서 경제활력 회복에 주요한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어 어느덧 자본과 노동,생산성 등의 측면에서 단기간에 탈출하기 힘든 정체의 늪에 빠졌다"며 경제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정부가 우선 돈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 실물투자로 흘러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