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아베정권의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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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반납해 국민의 동정을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산을 써가면서 여론 조작을 한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14일 후지TV 뉴스 앵커 멘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에서 시작된 타운 미팅(국민과의 대화)은 여론 조작을 통한 '극장형 정치'의 단적인 사례다. 정치쇼는 필요없다."(아사히신문 14일자 사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방장관 시절 타운미팅에서 아르바이트 질문자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석달치 월급 101만엔을 국고에 반납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여론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반 시민들은 정부가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불과 석달도 안돼 흔들리고 있다. 우정민영화에 반대하면서 자민당을 떠났던 의원들을 다시 받아들여 당내 불만을 사는 등 연이은 악재가 터져나와 9월 말 70% 선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46%까지 추락했다. 총리 취임 후 지자체의 건설 공사를 둘러싸고 업자와 지자체 공무원간 뇌물 수수가 잇따라 밝혀져 투명하다고 자랑해온 관료조직의 치부가 다시한번 드러났다. 여기에다 고이즈미 전 정권이 미국식 여론 수렴 방식을 모방해 만든 '타운미팅 여론조작'까지 밝혀져 상처를 입었다.
내각부 조사 결과 고이즈미정권 시절 교육 사법 개혁 등을 주제로 열린 174차례 타운미팅 중 정부측이 아르바이터를 질문자로 동원하거나 의뢰한 사례가 71회로 40%에 달했다. 사례비(1인당 5000엔)를 지불한 게 25차례나 됐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맡아 얼굴을 알리면서 인기를 모았다. 관방장관은 타운미팅의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아름다운 나라 일본'을 외쳤다. 그는 자서전에서 "일본인 스스로가 자부심을 갖고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식자층에서는 대북 강경책으로 '몸값'이 치솟았고 총리까지 오른 아베의 능력에 대해 '거품' 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제 아베 총리는 '인기'가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 총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에서 시작된 타운 미팅(국민과의 대화)은 여론 조작을 통한 '극장형 정치'의 단적인 사례다. 정치쇼는 필요없다."(아사히신문 14일자 사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관방장관 시절 타운미팅에서 아르바이트 질문자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석달치 월급 101만엔을 국고에 반납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여론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반 시민들은 정부가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불과 석달도 안돼 흔들리고 있다. 우정민영화에 반대하면서 자민당을 떠났던 의원들을 다시 받아들여 당내 불만을 사는 등 연이은 악재가 터져나와 9월 말 70% 선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46%까지 추락했다. 총리 취임 후 지자체의 건설 공사를 둘러싸고 업자와 지자체 공무원간 뇌물 수수가 잇따라 밝혀져 투명하다고 자랑해온 관료조직의 치부가 다시한번 드러났다. 여기에다 고이즈미 전 정권이 미국식 여론 수렴 방식을 모방해 만든 '타운미팅 여론조작'까지 밝혀져 상처를 입었다.
내각부 조사 결과 고이즈미정권 시절 교육 사법 개혁 등을 주제로 열린 174차례 타운미팅 중 정부측이 아르바이터를 질문자로 동원하거나 의뢰한 사례가 71회로 40%에 달했다. 사례비(1인당 5000엔)를 지불한 게 25차례나 됐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맡아 얼굴을 알리면서 인기를 모았다. 관방장관은 타운미팅의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아름다운 나라 일본'을 외쳤다. 그는 자서전에서 "일본인 스스로가 자부심을 갖고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식자층에서는 대북 강경책으로 '몸값'이 치솟았고 총리까지 오른 아베의 능력에 대해 '거품' 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제 아베 총리는 '인기'가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 총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