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서 북쪽으로 50분 정도 달려 도착한 미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에 있는 UBS 인베스트먼트 뱅크 미국 본사.평범해 보이는 건물에 들어가자 입이 딱 벌어졌다.

축구장 2개가 들어서고 남을만한 널찍한 공간.모니터와 컴퓨터가 놓여있는 책상에 1700여명이 빼곡하다.

때마침 점심시간인 12시가 지났는 데도 자리를 뜨는 사람도 별로 없다.

물 한병에 샌드위치나 과자조각을 우물거리는 사람이 태반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트레이딩룸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UBS의 트레이딩룸은 일단 규모면에서 보는 이를 압도했다.

면적만 3000여평.길이 125m에 넓이가 70m.국제규격 축구장 2개보다 넓고 26개의 테니스코트를 만들고도 남는 엄청난 규모다.

이곳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는 1700여명.이들이 사용하는 PC만 2000대이고 모니터는 5000대에 달한다.

3600개의 전구를 18개월마다 바꾸는데 이 작업에만 10주가 걸린다.

PC와 트레이더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한겨울에도 난방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한다.

단순히 규모만이 아니다.

이곳에서 하루에 이뤄지는 거래는 37만건,1조달러에 달한다.

세계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규모와 맞먹는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8000억달러보다 더 많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12분의 1이 이곳에서 거래된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건 주식 채권 외환 에너지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대부분이다.

한쪽에는 판매 데스크도 있다.

대부분 투자은행들이 비슷한 트레이딩룸을 운영하지만 모든 분야를 한곳에 모아놓은 곳은 드물다.

UBS가 이런 관행을 깨고 종합 트레이딩룸을 지은 것은 시너지 효과를 꾀하기 위해서다.

"정보와 투자전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은 물론 판매데스크와 수시로 협의를 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돈으로 따질 수 없다"는 게 UBS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트레이더들의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업무 속성상 젊음이 기본이다.

여성 비율은 25%로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업무를 시작하는 시간은 새벽 6시30분.보통은 오후 6시가 넘어 퇴근하지만 불은 24시간 동안 꺼지지 않는다.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만큼 담당 업무에 따라 밤샘을 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자체 발전기까지 갖췄다는 UBS트레이딩룸.엄청난 규모를 보면서 PB(프라이빗 뱅킹) 부문 세계 1위이자 투자은행부문과 증권브로커리지부문 세계 5위인 UBS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다름 아닌 '세계 최고'였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UBS는 1998년 스위스연방은행과 스위스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투자은행,웰스매니지먼트,글로벌자산운용,기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고객의 자산 관리,부동산 투자,기업 금융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웰스매니지먼트 부문이 강점이다.

전 세계 5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직원 수는 7만여명에 달한다.

스탬퍼드(코네티컷주)=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