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급락세를 나타내며 1410선마저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925원을 하회하며 연중 최저치를 또 다시 경신할 태세다.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렇지만 환율 하락만을 코스피지수 하락의 주요인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지난 10월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해 오면서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반년 만에 1420선과 1430선을 각각 회복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보면 환율 하락에 대한 일정 정도 이상의 내성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400 포인트까지 위협받고 있는 현재의 지수 급락에는 내수주 하락 반전이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환율 하락의 '방패' 역할을 하며 지수 상승의 주체로 꼽혔던 내수업종 대부분이 하락 반전했거나 상대적 강세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날 상승세로 출발했던 건설은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고, 제약과 유통, 건설, 은행, 증권 등이 일제히 내림세다.

게다가 환율 하락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철강주까지 하락하고 있다.

POSCO는 6일 오전 11시27분 현재 전날 보다 1000원 떨어진 29만2000원에 거래가 되고 있으며, 현대제철동국제강이 각각 0.58%와 0.88% 하락했다.

내주업종 중 유일하게 전기가스와 통신이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률은 0.6%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에 수출주 급락세는 원달러 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의료정밀과 운수장비업종이 2.5% 이상 하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주가는 6만7000원대로 내려 앉으며 52주 최저가를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해서 키움증권이 이날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달러가치 변동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키움증권은 분석자료에서 "1990년대 초반 30%를 웃돌았던 대미 수출비중이 현재는 7%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올해 1월 이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수출의 양호한 증가세와 수출다변화로 인한 대미 수출비중의 축소는 달러가치 변동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시키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