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 전망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아직은 호황을 누릴만 하다는 의견에서 이제는 내다팔 때가 됐다는 의견까지 엇갈린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 가격 하락·수주감소 우려

모건스탠리는 최근 조선 업종에 대한 첫 분석보고서에서 '수퍼사이클'의 고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수주 감소와 조선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운임율 하락 등으로 탱커와 컨테이너선의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업체들의 공격적인 설비 확대로 수주 경쟁이 일어나 선가가 하락할 것이란 주장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지난주 신조선가 지수는 169로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LPG 선박과 11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11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2주 연속 하향 추세다.

크레디스위스(CLSA)증권은 선가 지수가 보합을 나타내긴 했지만 이러한 가격 하락으로 선종별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주간 신규 수주도 크게 줄어들었고 소규모 탱커선 몇척을 수주하는데 그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포트폴리오가 다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CLSA는 선박의 보호도장(코팅) 규제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신규 수주 흐름이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선가는 오르겠지만 이때문에 주문량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JP모건증권도 올해 수주량과 수주잔고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선가에 강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까지는 안정된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이익 성장세도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지금과 같은 시장의 우려는 과도해 보이지만 현 주가 수준에서의 추가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 신조선가 문제 없다

맥쿼리증권은 "지난달 로이드가 제기했던 선가 하락 우려도 아시아 업체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며 "선박 가격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두달간 선박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공급 경색 등을 감안할 때 내년 말까지는 하락할 가능성이 적어 보이며 탱커나 컨테이너 등과 같은 전통적인 선박들의 수주가 줄어들더라도 LNG선과 해양설비 부문의 수요 강세가 이를 상쇄시켜줄 것이란 설명이다.

맥쿼리는 조선업계가 장기 수퍼사이클을 누리고 있으며 일부의 운임 하락 등을 근거로 주식을 먼저 내다팔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대신증권 전용범 연구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공급자 우위가 선가 하락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었지만 조선업체들의 풍부한 수주잔량에 기반한 선별 수주로 지표상의 선가 하락은 크지 않았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전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발주가 전무하다고 가정하더라도 2010년 인도량이 급감할 것이란 점을 감안한 하반기 발주 회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010년 예정 인도량이 2003~2006년 분기 평준 발주량에 못미친다는 점에서 내년 하반기에는 선주사들이 발주를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어 선박 주문에도 별 걱정은 없단 얘기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