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수 30여명,올해 매출 40억원,기업경력 2년에 불과한 조그마한 보안소프트웨어 업체가 거대 다국적 기업 IBM의 마음을 사로잡아 화제다.

주인공은 웹방화벽 제조업체인 듀얼시큐어.이 회사는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웹방화벽 '아스록'을 IBM서버 '시스템 p5'용으로 납품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듀얼시큐어는 내년 한 해 동안 500개의 아스록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게 된다.

1개당 가격이 2500만원인 만큼 이 신생 기업은 무려 125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한 건 계약으로 300% 이상의 매출성장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이성재 듀얼시큐어 대표는 "이번 IBM 계약으로 회사가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IBM이 듀얼시큐어에 반한 것은 아스록의 제품력 때문이다.

IBM은 자사의 웹서버 제품인 '시스템 p5'에 맞는 보안기능이 강한 웹방화벽 소프트웨어를 줄곧 찾았는데 한국의 듀얼시큐어와 궁합이 제대로 맞은 것이다.

IBM측은 "사실 시스템 p5 서버 생산을 중단하려 했는데 듀얼시큐어와의 제휴건을 계기로 생산을 계속하기로 했다"며 오히려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시스템 p5는 IBM이 보안기능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강력한 보안 소프트웨어가 없어 생산 중단 직전에 몰렸던 것.

듀얼시큐어의 제품력은 국가정보원도 인정했다.

지난 9월 국정원이 '보안적합성 검증필'을 업계 최초로 발급했다.

보안적합성 검증필은 국정원이 지난 8월 도입한 새로운 제도다.

정보보안지침 등에 따라 앞으로 공공기관에 납품할 보안제품들은 모두 이 검증필을 받도록 의무화됐다.

이 때문에 국내 보안업체들은 납품하려면 검증필을 받아야 한다.

IBM이 듀얼시큐어에 계약의 손길을 뻗은 것도 듀얼시큐어가 국정원 인증을 받은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웹방화벽은 성장성이 큰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웹방화벽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30억달러에 달한다.

올해까지 전 세계 2000개 글로벌 기업의 75% 이상이 기존 방화벽을 웹방화벽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1위업체인 티맥스소프트의 김병국 사장은 "IBM이란 거대 기업이 이름도 없는 국내 SW업체와 계약을 맺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며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