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력 조사해보니‥연봉은 높지만 전문성은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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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졸업 직후 한 시중은행에 입사해 강남 소재 프라이빗 뱅킹(PB) 센터에서 PB 업무를 보던 P 대리(32)는 근무를 시작한 지 1년6개월 만에 본점 IB사업단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입사 동기들은 "주요 부서에 연달아 근무해서 좋겠다"며 부러워했지만 P 대리의 생각은 다르다.
"요즘은 스페셜리스트가 각광받는 추세 아닙니까.
PB 업무에 매력을 느끼고 '이제 업무에 대해 좀 알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발령이 나니 아쉽더군요.
개인 자산운용 쪽 노하우를 더 키워 PB로 특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
금융회사 종사자 가운데 같은 직무를 3년 이상 맡아 일한 사람은 4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전문성 부족으로 연결돼 금융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금융인력네트워크센터와 재정경제부가 6일 발표한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120개 금융회사(6개 업종)에 근무하는 12만6000명 가운데 '현 직무에 3년 이상 근무 중'인 인력은 24.0%에 불과했다.
외국계에 비해 '토종' 금융회사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토종 금융회사의 경우 3년 이상 현 직무 수행자가 22.9%에 불과한 반면 외국계는 이 비율이 토종의 2배 수준인 45.4%에 달했다.
금융인력네트워크센터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 전반적으로 순환근무 경향이 일반화돼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금융회사 종사자들이 각 직무에서 전문성을 쌓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성 여부를 간접적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공인회계사(CPA) 공인재무분석사(CFA) 등 자격증 소지자 비율이나 직무 관련 연수 경험자 비율 등도 비교적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전문자격증 소지자 비율은 1.18%,3개월 이상 사내·외 연수 또는 3주 이상 해외연수 경험자 비율은 33.0%에 각각 머물렀다.
그나마 금융권 내 여러 직무들 가운데 자산운용 부문의 전문성이 다른 직무보다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3년 이상 근무자 비중이 57.0%,자격증 보유 비율이 4.11%를 기록해 직무별 분류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한편 금융업계 종사자 가운데 절반 이상(52.6%)이 5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2500만~5000만원을 받는 사람은 33.0% 수준이었다.
금융업계에서도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자산운용 부문 종사자들의 경우 전체에서 37.3%의 연봉이 7500만원 이상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강화해 해외 경영학 석사(MBA) 출신 전문 인력을 늘리고 있다'는 식으로 외부에 홍보하고 있지만,실상은 이와 거리가 멀다"며 "조직 문화가 워낙 보수적이어서 해외 연수는커녕 퇴근 후 학원에 다니는 것조차 못마땅해하는 문화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입사 동기들은 "주요 부서에 연달아 근무해서 좋겠다"며 부러워했지만 P 대리의 생각은 다르다.
"요즘은 스페셜리스트가 각광받는 추세 아닙니까.
PB 업무에 매력을 느끼고 '이제 업무에 대해 좀 알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발령이 나니 아쉽더군요.
개인 자산운용 쪽 노하우를 더 키워 PB로 특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
금융회사 종사자 가운데 같은 직무를 3년 이상 맡아 일한 사람은 4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전문성 부족으로 연결돼 금융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금융인력네트워크센터와 재정경제부가 6일 발표한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120개 금융회사(6개 업종)에 근무하는 12만6000명 가운데 '현 직무에 3년 이상 근무 중'인 인력은 24.0%에 불과했다.
외국계에 비해 '토종' 금융회사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토종 금융회사의 경우 3년 이상 현 직무 수행자가 22.9%에 불과한 반면 외국계는 이 비율이 토종의 2배 수준인 45.4%에 달했다.
금융인력네트워크센터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 전반적으로 순환근무 경향이 일반화돼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금융회사 종사자들이 각 직무에서 전문성을 쌓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성 여부를 간접적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공인회계사(CPA) 공인재무분석사(CFA) 등 자격증 소지자 비율이나 직무 관련 연수 경험자 비율 등도 비교적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전문자격증 소지자 비율은 1.18%,3개월 이상 사내·외 연수 또는 3주 이상 해외연수 경험자 비율은 33.0%에 각각 머물렀다.
그나마 금융권 내 여러 직무들 가운데 자산운용 부문의 전문성이 다른 직무보다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3년 이상 근무자 비중이 57.0%,자격증 보유 비율이 4.11%를 기록해 직무별 분류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한편 금융업계 종사자 가운데 절반 이상(52.6%)이 5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2500만~5000만원을 받는 사람은 33.0% 수준이었다.
금융업계에서도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자산운용 부문 종사자들의 경우 전체에서 37.3%의 연봉이 7500만원 이상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강화해 해외 경영학 석사(MBA) 출신 전문 인력을 늘리고 있다'는 식으로 외부에 홍보하고 있지만,실상은 이와 거리가 멀다"며 "조직 문화가 워낙 보수적이어서 해외 연수는커녕 퇴근 후 학원에 다니는 것조차 못마땅해하는 문화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