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5·KRA)가 한국 유도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남겼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시원한 '한판 퍼레이드'로 국민적인 스타로 떠올랐던 이원희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스포츠클럽 유도장에서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유도 73kg급 결승에서 일본의 다카마쓰 마사히로를 만나 통쾌한 한판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도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유도 그랜드 슬램'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공식 타이틀은 아니지만 이루기 어려운 위업이다.

특히 이원희는 이날 무릎과 발목 부상 중인 데도 불구하고 아시아 정상에 다시 서며 대스타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형주 김재엽 전기영 등 일반 팬들에게 낯익은 이름들도 해내지 못한 유도 그랜드 슬램을 이룬 이원희지만 아테네 올림픽 우승 이후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져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은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다.

1,2차 대표선발전에서 같은 체급 라이벌로 급부상한 김재범(21·용인대)에게 모두 져 태극마크를 달기조차 쉽지 않았으나 가장 배점이 높은 마지막 3차 선발전에서 김재범을 꺾으며 극적으로 도하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울 홍릉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한 이원희는 이후 보성중·고교와 용인대를 거쳐 현재 KRA(한국마사회) 소속으로 뛰고 있다.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2004년 올림픽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제 남은 목표는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낸다면 한국 유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자로 기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