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가 수익률 고공비행에 힘입어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작년말 10조원 선이던 해외펀드에 투자된 국내 자산액은 지난 10월 말 20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 10개월 만에 2배로 급증한 셈이다.

베트남펀드 등 틈새 상품에도 돈이 몰리고 있고,국내 펀드를 깨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고수익환상에 빠져 유행에 휘쓸리듯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펀드 10개월 만에 2배 증가

해외펀드 자산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섰다.

9월 말 기준 해외투자펀드 10조1675억원,역외펀드 9조3153억원으로 둘을 합치면 19조4824억원이다.

10월 한달간 역외펀드 자산 증감은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해외투자펀드 자산은 6800억원 늘어났다.

따라서 해외펀드에 투자한 국내자산은 이미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해외펀드 순자산은 10조3182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올 들어 불과 10개월 만에 해외펀드 자산규모가 2배나 급증한 셈이다.

2005년 한해 자산증가액(3조1000억원)보다 올 들어 10개월 동안 늘어난 자산이 3배 이상 많다.

이창훈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인 데다 운용회사들의 마케팅 활동이 보태지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증시 강세

해외투자펀드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23.32%(1일 기준)로 주식 부동산 채권 등을 통털어 가장 높다.

최근 2년간 수익률도 43.65%에 달해 안정적인 수익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투자지역별로는 명암이 다소 엇갈렸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초강세를 보인 반면 일본 한국 등은 약세를 보였다.

중국펀드의 올 평균수익률은 51.53%로 50%를 넘어섰다.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도 36.52% 올라 '그레이트 차이나'의 위력을 확인시켰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주식형펀드가 각각 41.40%,36.08%로 중국펀드의 뒤를 이었다.

또 브라질 등 남미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는 30.68%의 고수익을 내고 있고,유럽 북미 주식형펀드도 10%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하지만 일본주식형펀드는 -5.29%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국내서 해외펀드로 갈아타기도

해외펀드 바람몰이로 국내펀드를 해약하고 해외펀드로 갈아타는 사례도 속출하고 잇다.

권순학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이사는 "최근 국내증시가 사상 최고점에 육박하자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국내펀드를 해약하고 인도 중국 등 해외인기지역 펀드로 전환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형펀드 잔액은 10월 이후 증가세가 주춤해진 상황이다.

금 귀금속 등 다양한 실물투자펀드도 인기다.

금과 귀금속에 투자하는 역외펀드의 올 수익률이 34.28%에 달하고 있어서다.

한국증권이 지난주 공모한 유전개발펀드에는 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몰려들기도 했다.

하지만 유행처럼 해외투자에 나서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가 50%가량 수익을 내다 올해 저조한 것처럼 주가는 오르면 내리는 속성이 있다"며 "국내펀드 장기투자를 포기하고 무작정 해외 펀드로 갈아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