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기질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가 있다.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실제 생각이 다른 이중적인 특성을 표현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일본인과 비즈니스를 할 때 '검토하겠다'고 답변할 경우 '거부'한다고 보면 된다. 다테마에 보다 더 지독한 '시타 고고로(숨겨진 속마음)'라는 말도 있다. '돈 계산'에 철저한 오사카 출신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인다.

중세시대부터 상업이 번성한 오사카에는 뛰어난 장사꾼이 많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공고구미(578년 창업)는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하이테크 기업 마쓰시타전기 샤프 등의 본고장도 오사카다.

지난 주 이곳에선 '아시아위크 인 오사카'를 기념해 다채로운 국제 행사가 열렸다. 오사카부(府)가 가장 공을 들여 개최한 이벤트는 아시아에서 처음 닻을 올린 '아시아 여성 경제인 회의'였다. 한국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10여개국에서 20여명의 여성 경제인 대표를 초청해 '아시아 경제 발전'과 '여성'을 논의했다.

수도 도쿄와 경쟁 관계인 오사카부가 수억엔을 들여 '아시아 여성 경제인 회의'를 발족시킨 데는 깊은 뜻이 있다. 오사카를 아시아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담겨 있다. 오타 후사에 지사가 앞장서고 있다. 경제산업성 출신인 오타 지사는 첫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버블 붕괴 후 침체된 오사카 부흥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세계 로봇 박람회를 개최해 노후된 제조 도시 이미지가 강한 오사카를 로봇 산업 중심지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아시아 여성 경제인 회의'는 그 후속편인 셈이다.

오타 지사는 "세계 인구의 60%가 살고 있고 경제 성장이 빠른 아시아가 21세기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면서 오사카의 변신에 주목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사카부는 내년에도 같은 대회를 열기로 했다. 오사카를 아시아 경제와 여성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짠돌이 경영으로 유명한 오사카 사람들이 돈을 들여 국제대회를 잇따라 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각국에서 모인 여성 경제인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오사카=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